ADVERTISEMENT

'졸음 위험' 운전자는 멀미약 금물…패치제는 한쪽만 붙이세요

중앙일보

입력

멀미를 예방하려고 먹는 멀미약은 부작용이 있으므로 올바른 복용법을 숙지해야 한다. [중앙포토]

멀미를 예방하려고 먹는 멀미약은 부작용이 있으므로 올바른 복용법을 숙지해야 한다. [중앙포토]

명절 귀성길과 귀경길을 방해하는 건강 복병이 있다. 빠르게 움직이는 고속열차나 버스, 자동차 등을 탔을 때 속이 울렁거리는 '멀미'다. 몸이 흔들리면서 어지럼·메스꺼움·구토·두통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영유아와 노인은 멀미 잘 하지 않는 편 #귀성·귀경길 적절한 약 쓰면 멀미 예방 #알약, 마시는 약은 승차 30분 전에 복용 #감기나 배뇨장애 앓으면 멀미약 피해야 #껌은 멀미 날 때 10~15분 씹는 게 좋아 #배 타면 '가운데 자리' 멀미 덜 하는 편

  멀미는 왜 생길까. '감각의 불일치'가 주된 원인이다. 눈으로 보이는 주위 환경의 움직임과 몸속 감각기관이 느끼는 움직임이 서로 달라서다. 평소 걷거나 뛸 때는 눈·귀 같은 감각기관이 근육의 움직임을 기억하기 때문에 미리 움직임을 예측해서 빠르게 반응한다. 하지만 차량이나 기차를 탄 상태에선 다르다. 내 몸이 기존의 기억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감각기관이 혼란스러워한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 서울톨게이트에서 바라본 경부고속도로에 귀성 차량들이 몰리고 있다. 차량, 기차 등에 탑승한 뒤 귀성길이나 귀경길이 길어지면 멀미를 느낄 수 있다. [뉴스1]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 서울톨게이트에서 바라본 경부고속도로에 귀성 차량들이 몰리고 있다. 차량, 기차 등에 탑승한 뒤 귀성길이나 귀경길이 길어지면 멀미를 느낄 수 있다. [뉴스1]

  멀미 증세는 연령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3세 미만 영유아는 멀미와 거리가 멀다. 평형감각에 관여하는 신경이 덜 발달한 시기여서다. 또한 50세 이후에도 멀미를 잘 하지 않는 편이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감각기관이 무뎌지기 때문이다. 다만 중장년층 가운데 차를 타지 않았는데도 일상생활에서 멀미와 비슷한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질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고혈압·당뇨병 등 위험 요인이 있는 환자는 중풍의 초기 증상으로 어지럼을 동반할 수 있다.

  멀미가 쉽게 나타난다고 해서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적절한 의약품을 사용하면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 멀미약은 종류·연령·신체 상태에 따라 유의사항이 각각 다르다. 귀성·귀경길 멀미 예방법과 멀미약 복용 시 유의점을 알아봤다.

1. 운전자, 3세 미만은 멀미약 금물

운전자와 3세 미만 영유아는 멀미약을 먹지 않는 게 좋다. 멀미약을 먹으면 졸음이 오고 방향 감각을 잃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멀미약은 알약, 마시는 약, 씹어 먹는 츄어블정 등이 있다. 알약·마시는 약은 승차하기 30분~1시간 전에 미리 복용한다. 추가 복용은 최소 4시간 이상 간격을 둔다.

멀미약에는 졸음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으므로 운전자는 멀미약을 먹으면 안 된다. [중앙포토]

멀미약에는 졸음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으므로 운전자는 멀미약을 먹으면 안 된다. [중앙포토]

2. 감기·배뇨장애 환자는 먹지 말아야

감기약·해열진통제·진정제 등을 복용하고 있으면 멀미약을 쓰지 않는다. 60세 이상 고령자나 대사질환자, 간질 환자도 중추신경계가 흥분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녹내장을 앓거나 배뇨장애·전립선비대증이 있는 사람도 멀미약을 피해야 한다. 안압이 높아지거나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배뇨장애 증세가 악화할 수 있어서다.

감기약과 해열진통제를 먹는 사람, 배뇨장애 환자 등은 멀미약을 먹지 않아야 한다. [중앙포토]

감기약과 해열진통제를 먹는 사람, 배뇨장애 환자 등은 멀미약을 먹지 않아야 한다. [중앙포토]

3. 패치제는 한쪽 귀 뒤에 한 장만 붙여

붙이는 멀미약(패치제)은 양쪽 귀에 붙일 경우 용량 과다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한쪽 귀 뒤에 한 장만 붙이는 게 좋다. 이동이 끝나면 바로 떼어낸다. 패치제를 붙이거나 떼어낸 뒤엔 손을 깨끗이 씻는다. 약물 성분이 눈에 들어가면 일시적으로 시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만 7세 이하의 어린이는 패치제를 마음대로 쓰면 안된다. 정신착란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2013년부터 소아용(7세 이하)은 전문의약품으로 변경됐다. 전문의약품은 의사 처방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4. 기차는 진행 방향, 배는 창가 좌석 앉아야

귀경·귀성길에 KTX·SRT 등 고속열차를 택하는 사람도 많다. 기차를 탄 뒤 멀미를 예방하려면 흔들림을 예측할 수 있는 자리에 앉는 게 좋다. 차의 진행 방향과 반대로 앉는 것보다 앞을 향해 앉는 식이다. 배는 바깥쪽보다 가운데 자리가 좋다. 또한 복도나 폐쇄된 공간보다 시야가 보장되는 창문 주변에 앉는 게 낫다.

기차는 역방향보다는 진행방향(순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멀미 예방에 도움이 된다. [중앙포토]

기차는 역방향보다는 진행방향(순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멀미 예방에 도움이 된다. [중앙포토]

5. 껌은 멀미 날때 씹고, 먼산 보면 좋아

껌은 승차 전에 미리 사용하기보다 멀미 증상이 있을 때 꺼내서 씹는 게 좋다. 오래 씹으면 턱이 아프기 때문에 10~15분 가량 씹고 뱉는다. 벨트·단추처럼 신체를 압박하는 건 느슨하게 풀어준다. 혈액 순환과 원활한 호흡을 도와주면서 어지럼증을 미리 막을 수 있어서다. 또한 차를 타기 전에는 과식과 술을 삼간다. 차 안에서 책을 읽는 것처럼 시선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행동도 피한다. 눈을 감는 등 시각 정보를 차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잠을 청하거나 창 밖으로 멀리 있는 경치를 보는 게 멀미 증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