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련님’ 부르는데 남편은 그냥 ‘처남’…여성 자존감 낮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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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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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맞아 시댁ㆍ처가 식구 호칭 문제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7일 한 게시판 이용자는 ‘여성이 결혼 후 불러야 하는 호칭 개선을 청원합니다’는 글을 올려 “여성이 시댁 가족 호칭은 대부분 ‘님’자가 들어간다”며 “하지만 남성의 처가 가족 호칭엔 ‘님’자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이용자는 “심지어 남편의 결혼하지 않은 여동생과 남동생은 ‘아가씨’와 ‘도련님’이다”며 “반면 남성은 장모ㆍ장인ㆍ처제ㆍ처형이라고 부르는데, 2017년을 살고 있는 지금 성평등에도 어긋나며 여성의 자존감이 낮아질 수 밖에 없는 호칭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시댁 처가 호칭 개선 요구에 관한 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시댁 처가 호칭 개선 요구에 관한 글

그는 “이는 바로 고쳐져야 하며 수 많은 며느리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보호 받아야 할 권리며, 나라가 나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30일 현재 8256명이 동의했다. 이 청원 글에 대한 동의 표시 마감일은 12월 6일이다.

이에 대해 김희영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한겨레신문을 통해 “이런 성차별적인 어휘들을 바꾸려는 운동을 10년 전에 한 적이 있다”며 “다만 대안이 될 어휘가 없어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대안 어휘로는 ‘아가씨→새동생’ ‘도련님→시제’ ‘며느리→자부’가 거론됐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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