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페이스북, Yes 트위터”…트럼프, 페이스북에 포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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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대해 명시적으로 포문을 열었다.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를 통해서다.

미 의회의 러시아 대선 개입 조사에 페이스북 협조하자 비난 # “페이스북 가짜 뉴스와 공모?”“국민들은 친트럼프!” # 김정은 ‘작은 로켓맨’ 폄하했던 트위터 통해 밝혀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페이스북은 항상 반트럼프였다. 네트워크들은 항상 반트럼프였다. 그런 이유로 가짜뉴스, 뉴욕타임스(사과했음)와 워싱턴포스트는 반트럼프였다. 공모?”라는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이 의회의 러시아 대선 개입 사건 조사에 협조키로 한 것과 관련한 비판이다. 그는 애초부터 페이스북이 반트럼프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하지만 국민들은 친트럼프였다! 사실상 어떤 대통령도 우리가 첫 9개월간 달성한 것과 경제 활성화를 이루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을 비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내용. [트럼프 트위터 캡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트럼프와 민주당 모두 대선 기간 동안 페이스북에 올라온 생각과 내용에 대해 화를 냈다”며 페이스북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보는 것처럼 (페이스북은)모든 생각들을 위해 운영되는 플랫폼"이라며 "지난해 대선은 인터넷이 대선 후보자들이 커뮤니케이션하는 주요한 수단이었던 미국의 첫 번째 대선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대선에서는 역대 대선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목소리를 냈다”며 “대선 캠프들에서는 수억 달러의 온라인 광고를 썼는데 이는 우리가 발견한 문제가 있는 광고들보다 100배 많다”고 설명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 정부와의 연계가 의심되는 단체의 광고 3000여 건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미 의회는 이와 관련한 정보 제출을 요구했고 페이스북은 러시아 연계 단체가 15만 달러(약 1억7148만원) 규모의 광고를 페이스북에 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페이스북의 의회에 대한 협조가 트럼프 대통령의 반감을 키웠다고 해석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AP=연합뉴스]

페이스북에 대한 감정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북한 문제는 물론 각종 이슈에 대해 공식 브리핑보다 적나라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게 일상화됐다. 북한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작은 로켓맨(Little Rocket Man)’이라는 표현도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위터가 정책차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글들을 삭제해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미 퀴니피액대학이 미국인 유권자 1412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 응답자 69%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그만둬야 한다고 답했다. 계속해야 한다고 답한 이는 2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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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트위터 공공정책팀은 “우리는 모든 계정에 똑같은 규칙을 적용한다. 트윗의 규정 위반 여부를 평가할 땐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한다”며 “뉴스 가치, 이 트윗이 공공 이익에 부합하느냐도 검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보기술(IT)업계를 중심으로 저커버그의 차기 미 대통령 선거 출마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그는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설에 대해 부인하면서도 “정부에서 기술이나 과학과 관련된 일시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IT 전문매체 리코드는 “일종의 자문역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그가 정치적 야망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 “만일 힐러리 클린턴 행정부가 들어섰다면 그는 지금 정부의 직책을 맡고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에는 저커버그가 주식분할을 통해 회사 통제력을 유지하면서 정부의 직책을 맡는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는 페이스북 고위 관계자들의 대화가 공개되기도 했다. 여론 분석기관인 화이브서티에이트는 저커버그를 예상 가능한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 명단에서 23위에 올려놓은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달 초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 15명을 소개하면서 저커버그를 맨 먼저 호명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