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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보충 케이뱅크, 주택담보대출 상품도 내놓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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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이달 말 1000억원을 증자하고 연말까지 약 1500억원을 추가로 증자할 계획입니다. 탄탄한 자본금을 기반으로 새로운 케이뱅크 2.0을 열겠습니다.”

이달 1000억, 연내 1500억 추가증자 #담보대출, 100% 비대면으로 간편화 #잠정 중단 신용대출은 다음달 재개 #PB 스타일 지향, 카뱅과 전략 차별화

27일 케이뱅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새로운 각오를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 1호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케이뱅크가 칼을 갈고 나선 것이다. 카카오뱅크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올 하반기 경쟁력 강화에 ‘올인’한다는 계획이다. 첫 단계는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의 실탄을 채우는 작업이다. 케이뱅크는 “자본금 1000억원 증자를 오늘 완료할 예정이며, 한국자산신탁의 모회사인 MDM을 신규 주주사로 영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주주사는 기존의 19개에서 20개로 늘어났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자본금 부족에 시달리는 케이뱅크는 유상증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달 1000억원 증자를 의결했지만 다날 등 7개 주주사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진통을 겪었다. 결국 1000억원 중 868억원 가량을 증자에 참여한 주주사들이 분담하고 나머지 금액은 사실상 케이뱅크를 이끌어온 KT가 전환주를 통해 채우는 ‘땜질 처방’으로 한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연말까지 1500억원 규모의 추가 증자를 계획하고 있어 어려움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4월 3일 공식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는 출범과 동시에 폭발적인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예대마진에 의존한 영업행태 등 ‘고인 물’로 평가받던 은행권의 지각변동을 이끌 메기가 등장했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실제 지난 4월 3일 공식 영업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4만명의 고객이 가입했고, 영업 시작 100일 차엔 고객 수가 40만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런 폭발적인 수요가 오히려 문제가 됐다. 신용대출 신청이 급증하면서 여신 자산 균형을 맞추기 어렵게 됐다. 게다가 은산분리 장벽에 막혀 자금 확충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결국 케이뱅크는 지난 7월 대표상품인 ‘직장인K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가 출범 5일 만에 가입자 수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킨 것도 케이뱅크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혜 인가 의혹과 고신용자 위주 대출, 이자 장사 논란이 이어졌다.

연이은 악재와 논란에도 케이뱅크는 경쟁력 강화로 하반기에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잠정 중단했던 신용대출을 다음달안에 재개한다. 또한 연내에 아파트담보대출(주택담보대출)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특히 아파트담보대출은 100%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케이뱅크 앱을 활용해 사진 촬영 및 스크래핑 등 비대면 수단을 통해 서류 제출을 끝낼 수 있도록 간편화한다. 주택담보대출에는 여신 쿼터제를 적용해 규모를 관리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신생 은행으로서 안정적인 지속 성장을 위한 안전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고객 수나 자본금 등 규모에 있어서 한 발 앞서가고 있는 카카오뱅크에 대해서는 ‘가는 길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심성훈 은행장은 “카카오의 브랜드파워는 따라갈 수 없다. 우리는 고객 한 분 한 분에 집중해 프라이빗뱅커(PB)처럼 아이템을 제공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카슈랑스에도 뛰어든다.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다양한 보험상품 비교설계를 통해 고객 맞춤형 상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에 맞춰 대부분의 상품을 저가형 보장성, 환급률이 높은 저축보험 상품군으로 구성한다. 케이뱅크는 실거래 기반 운영점검을 마친 뒤 연내 방카슈랑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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