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베트남 카드시장 진출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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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롯데그룹이 현지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베트남 카드 시장에 진출한다. 이번 인수를 시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보다는 베트남 시장에 대한 그룹 차원의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테크콤파이낸스 지분 100% 인수 #사드 여파 중국 대신 동남아 공략

27일 롯데그룹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이르면 28일 베트남의 테크콤파이낸스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다. 테크콤파이낸스는 베트남 5위권 은행인 테크콤뱅크의 자회사로,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회사다. 롯데카드는 이 회사의 지분 100%를 전량 인수한다. 가격은 수백억원대로 알려졌다.

재래시장 위주로 유통 환경이 조성된 베트남은 아직까지 신용카드 사용이 일반적이진 않다. 베트남 전체 인구 9000만 명 중 신용카드 소지자는 300만 명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가파르게 성장하는 베트남 시장에서 향후 신용카드 사업 역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롯데카드는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적이지 않은 현지 환경을 감안해 인수한 회사를 바탕으로 순차적으로 카드 사업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마트 등 베트남에 진출한 계열사 멤버십 카드 같은 인하우스 카드 사업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는 1998년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베트남 현지 진출을 시작했다. 현재 백화점·대형마트·호텔·시네마·홈쇼핑 등 10여 개 계열사가 현지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다 최근 중국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7월 베트남을 방문했고, 지난달에는 이원준 유통BU장(부회장)도 베트남을 찾았다.

베트남에 예정된 대형 프로젝트도 있다. 롯데는 하노이시 떠이호구 신도시 상업지구에 3300억원을 투자해 2020년 ‘롯데몰 하노이’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호치민시 투티엠 지구에 2021년까지 ‘에코스마트시티’를 건설할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중국 변수 때문에 갑자기 추진한 것은 아니고 시간을 두고 충분히 준비해왔던 것”이라면서 “베트남 시장은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롯데그룹의 동남아시아 공략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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