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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올 추석 차례상, 우리도 옆집처럼 간편식으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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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명절에 직접 재료를 사다 요리하는 대신 간편식을 이용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동원 양반 5분 요리 잡채.

명절에 직접 재료를 사다 요리하는 대신 간편식을 이용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동원 양반 5분 요리 잡채.

갓 쪄서 윤기가 흐르는 송편, 각종 전, 삼색나물 무침, 짭조름한 갈비찜, 달달한 식혜, 손 많이 가는 잡채까지. 추석 차례상에 오르는 음식이며 가족과 함께 먹을 음식 준비에 주부들은 주방을 떠나지 못한다. 재료 준비까지 생각하면 1박2일도 부족하다. 하지만 가정간편식을 활용하면 1~2시간이면 충분하다. 조리된 상태여서 팬이나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송편·빈대떡·오색꼬치전·모둠전 … #종류 다양 … 1년 새 매출 8~10배 #전은 달걀 옷 한 번 더 입혀 부치고 #송편 데워 참기름 바르면 직접 한 듯

실제로 이런 편리함을 내세워 명절 제수용 간편식 매출이 매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자체 PB상품인 ‘피코크’의 흰송편은 2016년 추석 기간 동안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무려 1084% 늘었다. 빈대떡·오색꼬치전·모둠전도 같은 기간 각각 883.5%, 964.2%, 798.7% 증가했다. SPC삼립의 ‘빚은’이 2017년 추석을 앞두고 출시한 ‘우리쌀로 빚은 송편세트’는 판매 열흘 만에 준비한 5000개 물량이 다 팔려 후속 물량을 준비하고 있다. 김일환 이마트 피코크 담당 상무는 “간편 제수 음식 시장은 일반 간편 가정식 시장보다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주방 떠나 가족과 시간 보내

이마트 모둠전을 실제로 조리해 그릇에 담은 모습.

이마트 모둠전을 실제로 조리해 그릇에 담은 모습.

명절 때 간편식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뭘까. 우선 명절 분위기가 바뀐 게 한몫한다. 과거엔 명절 차례상을 차릴 땐 으레 ‘어동육서’ ‘홍동백서’ 같은 예법을 따르는 것은 물론 이 음식을 정성을 다해 직접 준비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최근 상에 올리는 음식을 간소화하거나 집안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다른 음식으로 대체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최장 열흘의 연휴가 이어지면서 차례를 간소화하고 여행 등을 떠나는 가정이 많다 보니 음식을 꼭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덜하다.

이마트 모시송편을 실제로 조리해 그릇에 담은 모습.

이마트 모시송편을 실제로 조리해 그릇에 담은 모습.

집집마다 송편을 빚던 20여 년 전과 달리 동네 떡집에서 한 접시 분량씩 사다 먹는 게 익숙해진 것처럼 명절 음식 준비에 공을 들이는 가정이 줄고 있다. 결혼 5년차 주부 송지연(40·서울 연희동)씨는 “지난해 추석부터 기름 냄새 맡아가며 전 부치는 대신 간편식으로 대체하거나 동네 반찬가게에서 사는 대신 부모님 모시고 영화를 보거나 외식을 한다”며 “처음엔 불편한 기색을 보이던 어머니도 갈수록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추석 같은 명절이 다가오면 관련 식자재 물가가 오르기 마련이지만 간편식은 평소와 가격이 같거나 한 개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1+1 행사’ 같은 가격 할인 행사를 진행하니 오히려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간편식만으로 차례상을 차릴 수 있을 만큼 종류가 다양해진 것도 간편식 인기의 또 다른 비결이다. 명절상에 빠지지 않는 전은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비롯해 CJ제일제당·풀무원·신세계푸드·롯데푸드 등 주요 식품 업체마다 제품을 내놓고 있다. 그야말로 취향 따라 고르기만 하면 된다. 피코크 ‘순희네 빈대떡’은 꾸준히 잘팔리는 제품이다. 서울 광장시장의 유명 맛집인 ‘순희네’의 빈대떡 레시피로 만들었다. 롯데푸드는 올 추석에 ‘초가삼간 전’ 3종을 출시했는데, 이 중 동태전은 동태살에 달걀 옷을 입혀 부치고 홍고추를 하나하나 올려 집에서 한 것에 가깝도록 했다. 간편식 전은 대부분 기름 두른 팬에 올려 3~4분 정도 데우기만 하면 된다.

동태전에 홍고추 하나하나 올린 제품도

추석에 활용할 수 있는 간편식. 사진 위줄 왼쪽부터 동원 양반 5분 요리 잡채, 롯데푸드 초가삼간 동태전, 롯데마트 고기 깻잎전, 아래 왼쪽부터 피코크 순희네 빈대떡, SPC삼립 우리쌀로 빚은 송편세트. [사진 각 업체]

추석에 활용할 수 있는 간편식. 사진 위줄 왼쪽부터 동원 양반 5분 요리 잡채, 롯데푸드 초가삼간 동태전, 롯데마트 고기 깻잎전, 아래 왼쪽부터 피코크 순희네 빈대떡, SPC삼립 우리쌀로 빚은 송편세트. [사진 각 업체]

만들기 까다로운 잡채도 간편식이라면 5분이면 완성된다. 동원 ‘양반 5분 요리 잡채’(84.5g)와 오뚜기 ‘옛날 잡채’(74g)는 봉지 라면을 끓여 먹듯 끓는 물에 당면과 건더기 수프를 넣고 끓인 후 액상 소스를 넣고 비벼주면 된다. 동원 양반 5분 요리 잡채를 실제 조리해 보니 한 봉지(84.5g)면 중간 정도의 접시에 담을 수 있는 양의 잡채를 만들 수 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황규정씨는 “직접 간편식 잡채를 조리해 보니 라면 끓이는 것처럼 쉬워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데다 맛도 좋다”고 말했다.

떡집에서 미리 사뒀다 정작 당일엔 굳어버려 낭패 보기 쉬운 송편도 간편식으로 편리하게 준비할 수 있다. 이마트 ‘피코크 흰송편’ ‘모싯잎송편’과 빚은 ‘우리쌀로 빚은 송편세트’의 송편은 냉동 상태로 판매해 차례상에 올리기 전에 찜통에 5분 정도 찌면 갓 쪄낸 송편 같은 맛을 즐길 수 있다. 피코크 송편은 찜통도 필요없이 전자레인지에서 6~9분 정도 데워도 돼 더욱 편리하다.

간편식으로 명절 음식을 준비할 때 알아두면 유용한 팁이 있다. 황규정씨는 “산적·동태전·고기전 같은 전류는 달걀 옷을 한 번 더 입혀 데워 내면 색이 선명해져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데다 실제로 고소한 맛을 더하는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송편은 찜기에 찌거나 레인지에서 데운 후 그릇에 담을 때 참기름을 바르면 윤기가 나 보기 좋다. 잡채는 추석상에 준비하고 남은 시금치·고사리 같은 나물이나 전·불고기 등에 사용하고 남은 고기를 잘라 함께 섞어주면 더욱 풍성해 보인다.

송정 기자 song.jeog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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