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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 위해 ‘뿔’ 잘리는 코뿔소…‘코뿔소의 날’ 아시나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세계자연보호기금은 9월 22일을 ‘세계 코뿔소의 날’로 정하고 국제사회에 멸종위기 종인 코뿔소 보호를 호소하고 있다.

남아공에서 3년간 3500마리 희생 #중국·베트남 항암치료제로 '헛 소문' #실제론 사람 손톱과 성분 다를 바 없어 #서울대공원 '코뿔소 특별 설명회' 개최

'세계 코뿔소의 날'을 맞아 서울대공원에서는 코뿔소가 좋아하는 특별 사료로 케이크를 만드는 행사가 열린다. [사진 서울시]

'세계 코뿔소의 날'을 맞아 서울대공원에서는 코뿔소가 좋아하는 특별 사료로 케이크를 만드는 행사가 열린다. [사진 서울시]

코뿔소는 코뿔소과에 속하는 포유류 동물로 코끼리에 버금가는 덩치(최대 3.6t)를 자랑한다. 코에 달린 뿔이 만병통치약이라는 잘못된 소문으로 7시간마다 한 마리씩 죽어나가는 멸종위기 종이기도 하다. 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밀렵으로 희생된 코뿔소는 약 3500마리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2026년이면 코뿔소가 지구 상에서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모잠비크에서 경찰에 적발된 밀매 조직이 갖고 있던 코뿔소 뿔(검은색)과 코끼리 상아의 모습. [사진 The Global Initiative against Transnational Organized Crime]

모잠비크에서 경찰에 적발된 밀매 조직이 갖고 있던 코뿔소 뿔(검은색)과 코끼리 상아의 모습. [사진 The Global Initiative against Transnational Organized Crime]

코뿔소의 뿔은 1977년 국제적으로 거래가 전면 금지됐다. 하지만 중국이나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서 항암치료제, 정력제로 소문이 난 데다 예멘 등 아랍국가에서는 부를 상징하는 장신구로 수요가 높아 밀렵과 밀거래가 계속됐다.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코뿔소 뿔의 가격은 1kg에 5만4000 달러(약 6148만원)로 같은 중량의 금 가격(4751만원)보다 약 30% 높다.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미국인 사냥꾼들이 죽은 코뿔소 위에 성조기를 올려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미국인 사냥꾼들이 죽은 코뿔소 위에 성조기를 올려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코뿔소의 주요 서식지 중 하나인 남아공에서는 코뿔소를 마취총을 쏴 쓰러뜨린 뒤 뿔을 자르고 다시 방사하는 일도 벌어진다. 밀렵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뿔이 잘린 부모가 아기 코뿔소를 보호할 수 없게 돼 천적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비판을 받는다.

아프리카 남아공의 코뿔소. 밀렵으로 목숨을 잃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립공원 관리 당국에서 아예 뿔을 잘라버리는 경우도 있다. [사진 세계자연기금]

아프리카 남아공의 코뿔소. 밀렵으로 목숨을 잃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립공원 관리 당국에서 아예 뿔을 잘라버리는 경우도 있다. [사진 세계자연기금]

현재 국내에는 서울대공원과 에버랜드에 총 8마리의 흰코뿔소가 있다. 서울대공원은 9월 22일 '세계 코뿔소의 날'을 맞아 오는 30일까지 토·일요일 오후 2시에 코뿔소 특별설명회를 진행한다. 코뿔소가 좋아하는 특별 사료로 케이크를 만드는 행사도 열린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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