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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해운대서 동시 열리는 퀴어축제vs반대집회…충돌우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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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성소수자 인권행사인 제8회 대구퀴어문화축제.[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6월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성소수자 인권행사인 제8회 대구퀴어문화축제.[프리랜서 공정식]

23일 부산 해운대에서 동성애 찬반집회가 동시에 열린다. 오전 10시부터 해운대해수욕장 앞 구남로 광장에서 성 소수자 권리 향상을 위한 문화행사인 제1회 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 이곳과 500m 떨어진 옛 해운대역에서는 동성애·동성혼 반대 집회가 열린다. 경찰은 4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상호 충돌을 막기로 했다.

구남로 광장에서 성소수자 축제인 제1회 부산퀴어문화축제 #옛 해운대역에서는 동성애·동성혼 반대 ‘레알러브 시민축제’ #동성애·동성혼 반대자들 퀴어축제장 인근에서 1인 시위도

올해 부산에서 처음 열리는 부산퀴어문화축제에는 행동하는 성 소수자 인권연대, 부산 성 소수자 인권 모임, 성 소수자 부모 모임 등 40여개 단체가 참여한다. 성 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를 지우고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부스에서는 성인용품과 커플 속옷, 성 소수자를 의미하는 팔찌와 티셔츠 등을 판매한다. 조직위는 오후 4시부터 구남로에서 해운대해수욕장 해변도로~동백섬교차로~옛 해운대역사 건너편을 지나 다시 구남로 광장을 돌아오는 2.8㎞에서 퍼레이드(행진)도 벌인다. 반대자와의 충돌은 최대한 피할 계획이다.

지난 7월 1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7 퀴어문화축제의 한 부스에서 다양한 아이템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지난 7월 1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7 퀴어문화축제의 한 부스에서 다양한 아이템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퀴어(Queer)는 본래 ‘이상한’, ‘색다른’ 등을 뜻하는 단어였지만, 현재는 성 소수자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등)를 포괄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국내에선 퀴어문화축제가 서울과 대구 등 2곳에서 열리고 있다. 2015년 대구 중구 동성로 거리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행진을 막기 위한 인분이 뿌려지기도 했다.

지난 21일 부산시의회에서 동성애와 동성혼을 반대하는 건강한부산만들기시민연대가 발족했다. [사진 시민연대]

지난 21일 부산시의회에서 동성애와 동성혼을 반대하는 건강한부산만들기시민연대가 발족했다. [사진 시민연대]

해운대구청은 구남로 점용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행사를 강행할 경우 조직위원회에 과태료 부과와 경찰 고발을 할 방침이다.

이와 달리 ‘건강한 부산 만들기시민연대(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옛 해운대역 광장에서 동성애·동성혼을 반대하는 2017레알 러브 시민축제를 개최한다. 시민연대는 지난 21일 40여 단체로 출범했다.

출범 당시 “부산에서 동성애자 축제인 퀴어축제가 준비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뜻있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민연대를 결성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민연대는 오후 본 집회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집회 참가자 1000여 명이 옛 해운대역과 구남로 인근,  퀴어퍼레이드 구간 등에서 1인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21일 부산시의회에서 동성애와 동성혼을 반대하는 건강한부산만들기시민연대가 발족했다. [사진 시민연대]

지난 21일 부산시의회에서 동성애와 동성혼을 반대하는 건강한부산만들기시민연대가 발족했다. [사진 시민연대]

시민연대는 “성 소수자 인권이라는 용어로 분장해 동성애 물결이 우리 사회에 파고들고 있고, 국회가 헌법개정을 추진하면서 ‘양성 평등’을 ‘성 평등’으로 바꾸고,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주로 옹호하는 일을 해온 국가인권위원회를 헌법 기관화 하는 등 한국사회의 전통적 혼인제도의 기본적 가치체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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