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백남기 농민 사망, 정부 대표해 사과…檢 철저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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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 우상조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 우상조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5일 故 백남기 농민 1주기와 관련해 "정부를 대표해 백남기 농민과 그 가족, 국민 여러분께 정부의 과오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이 총리는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정부는 (백남기 농민 사망과 관련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25일은) 故 백남기 농민께서 고단하지만 깨끗했던 삶을 가장 안타깝게 마감하신 지 1주기가 되는 날"이라며 "백남기 농민은 쌀값 폭락 등 생활을 위협하는 농업과 농정의 왜곡에 항의하는 수많은 농민의 시위에 앞장서 참여하셨다가 공권력의 난폭한 사용으로 목숨을 잃으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백남기 농민의 사망은 국민의 생명과 생활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기본적 임무를 공권력이 배반한 사건"이라며 "공권력의 그릇된 사용은 백남기 농민께만 저질러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잇따라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정부는 지난날의 이러한 잘못들을 처절히 반성하고, 다시는 이러한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공권력의 사용에 관한 제도와 문화를 쇄신하겠다"며 "검찰은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한 사법절차를 밟아 불법을 응징함으로써 후일의 교훈으로 남겨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전말을 자체 조사해 가감 없는 백서로 남기는 등 진정한 반성과 확실한 재발 방지 의지를 증명해 주기 바란다"며 "정부의 모든 부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의 가치라는 확고한 철학을 모든 행정에 구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남기 농민은 지난 2015년 11월 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쏜 물대포를 직격으로 맞아 쓰러진 뒤 1년 가까이 의식을 찾지 못했다. 이후 혼수상태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9월 25일 숨졌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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