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철희 “김관진, 2012년 총선에 군 댓글부대 운영 지시하고 보고받았다”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관련 문건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김관진 전 장관이 댓글조작을 직접 지시하고 보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철희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관련 문건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김관진 전 장관이 댓글조작을 직접 지시하고 보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철희 의원실]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이 2012년 총선과 대선 당시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을 직접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18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김 전 장관이 직접 결재한 ‘2012년 사이버전 작전지침’과 ‘대응작전 결과보고서’ 등 문건을 공개하면서 “작전지침 문건에 김관진 당시 장관의 사인이 돼 있다”며 “2012년 총선과 대선 때 군이 정치개입을 한 것의 정점에 김 전 장관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2012년 11월 ‘대응작전 결과보고서’ 문건에는 군의 댓글 공작이 정권에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기록돼 있다. 옛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에 배치하는 문제를 두고 반대여론을 적극 조성해 성공했다는 기록이다. 문건에는 “‘안보관 투철한 국회의원이 계수위에 배정돼야 함을 강조', '기밀의 신중한 관리 위해 종북의원 접근 차단을 촉구한 언론보도 지지’ 등 구체적 지침이 적시돼 있다.

이 의원은 “결과보고서에 ‘종북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특위) 계수소위에 배정된 것에 대한 여론이 찬성 30%, 반대 70%였으나, 작업 결과 찬성 2%, 반대 98%로 바뀌었다’고 돼 있다”며 “이것이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 사이버 심리전이냐”고 추궁했다.
그는 이어 “사이버사령부의 작전근무 상황일지를 보면 결과보고서를 매일 장관에게 보고했고, 심지어 토요일 장관을 수행하는 해군 소령의 연락처까지 적어놓기도 했다”며 “삼척동자가 봐도 장관이 보고받고 작전을 지휘한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국방부가 2012년 총선과 대선 사이버전에서 활동할 군무원들을 대거 선발했고, 그해 7월 김 전 장관이 이들을 직접 찾아 정신교육을 하는 등 세심하게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해당 시점에 신입 군무원들이 교육받는 기무학교를 찾아 직접 교육을 했다. 이 의원은 "기무학교가 설립된 1953년, 국군 사이버사령부 설립(2010년) 이후 장관이 직접 기무학교에서 강연한 것은 이때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시 문건들을 보면 김 전 장관이 직접 지휘한 사건임을 알 수 있는데 지금까지 이것이 묻혀 있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송영무 국방부장관은 "이번 (군 댓글 공작 사건) 조사가 제대로 돼야만 대한민국 역사와 국군 역사에서 군이 정치개입하는 것을 금할 수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수사시키고 있다"고 답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여론 공작에 개입했는지를 수사 중인 검찰은 최근 이태하 전 심리전단장과 김기현 전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 전 과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군 사이버사령부 530심리전단의 댓글 공작을 김 전 장관과 청와대에게 매일 보고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