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김국진의 튼튼마디 백세인생(6) 우리 몸의 주인은 머리? 몸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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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주인공은 무엇일까요?
신체의 모든 부위가 다 중요하겠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부위를 묻는 말입니다. 얼마 전 창원에서 튼튼마디한의원을 운영하는 황동국 원장과 이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뇌는 몸통서 뻗어나온 대행자에 불과 #위·심장 등 뇌와 무관한 장기 튼튼히

뇌가 몸의 주인이라고 말하기엔 뭔가 석연치 않다. [중앙포토]

뇌가 몸의 주인이라고 말하기엔 뭔가 석연치 않다. [중앙포토]

아마 많은 사람은 ‘뇌(腦)’가 사고하고, 판단하고, 몸에 명령을 내리므로 진정한 몸의 주인답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러나 뇌가 몸의 주인이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다는 게 황 원장과 필자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사실 수행을 오래 해 높은 경지에 이른 종교인이나 수행자들은 뇌가 우리 몸의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예컨대, 중국 당나라의 승려 영가(永嘉) 스님은 증도가(證道歌)에서 ‘오음부운공거래(五陰浮雲空去來: 오음의 육신도 뜬구름이라 할 일 없이 오고 간다)’라고 노래했습니다.

우리 몸. [사진 freepik]

우리 몸. [사진 freepik]

여기서 ‘오음’이란 우리의 몸을 말하는데, 몸 그 자체가 뜬구름처럼 사실은 실체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이러한 깨달음의 깊이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뇌가 우리 몸의 주인은 아닐 것이라는 사실은 달리 미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튼튼마디한의원 창원점 황동국원장. [사진 김국진]

튼튼마디한의원 창원점 황동국원장. [사진 김국진]

황동국 원장의 주장입니다. “우리 뇌는 팔과 다리에 명령하여 물건을 집거나 걷고 뛰게 하므로 얼핏 보면 몸의 주인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뇌의 명령을 전혀 받지 않는 장기도 있습니다. 빨리 뛰는 심장에 뇌가 천천히 뛰라고 명령해도 듣지 않습니다. 위, 소장, 대장, 심장, 간장, 허파 등 중요한 장기들은 모두 뇌의 명령체계 밖에 있습니다. 이들은 생명 유지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장기들입니다. 뇌의 명령을 받는 팔다리는 잘려도 살 수 있지만, 이들 장기는 단 하나만이라도 작동을 멈추면 죽음에 이릅니다. 뇌 기능이 멈추는 뇌사(腦死) 상태에도 복강 내 장기가 작동하면 몸은 살아있는 셈입니다. 그러니까 뇌가 우리 몸의 주인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지렁이 같은 동물은 머리가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르고, 물고기 정도로 진화해도 머리와 몸통의 경계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진화의 과정을 거치며 고등해질수록 머리는 몸통과 구분되며, 몸통 대비 뇌의 용량이 무거워집니다. 이 과정을 잘 살펴보면 원래 몸통이 주인이었고, 몸통이 자신의 안락한 삶을 위해 각고의 노력 끝에 머리를 키워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건강하게 살려면 몸통의 건강을 잘 살펴야. [사진 Pexels]

건강하게 살려면 몸통의 건강을 잘 살펴야. [사진 Pexels]

뇌는 주인공인 몸통에서 분화되어 위로 뻗어 나온 대행자에 불과합니다. 뇌의 지휘 하에 눈, 코, 귀, 입까지 열어 뇌의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도록 돕고 있으며  팔과 다리까지 붙여 기동력을 높였습니다. 지렁이, 말미잘, 해삼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의 진화입니다.

중년 이후 ‘제 2의 인생’을 건강하게 살려면 몸통의 건강을 잘 살펴야 합니다. 몸통 안에서 뇌의 명령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각종 장기들을 소중하게 여겨야 튼튼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방법은 기회가 있을 때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어 ‘더,오래’에서 소개하겠습니다.

김국진 소선재 대표 bitkuni@naver.com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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