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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화성-12형에 이동식 발사대 첫 사용 “임의의 시간·장소서 쏠 수 있다”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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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한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발사한 다음날인 지난 16일 29장의 발사 장면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같은 날 조선중앙TV는 8분48초짜리 동영상도 방영했다. 북한 관영 언론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화성-12형 미사일 발사 현장에서 “준비 정형(상황)을 설명 듣고 발사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또 “미국의 호전성을 제압하고, 신속하고 강력한 군사적 대응으로 맞받아치기 위한 공격과 반공격작전 수행능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17일 만에 발사, 뭐가 달라졌나 #사거리 1000㎞ 늘어났는데 #비행시간은 되레 10분 줄어

북한이 지난달 29일에 이어 17일 만에 다시 화성-12형을 발사했다. 당시처럼 이번에도 최고고도·비행거리 등 구체적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

①이동식 발사대(TEL) 동원=최근 평북 구성을 비롯해 지난달 29일 발사 때까지는 TEL로 미사일을 실어와 발사대(평상형 거치대)에 세운 뒤 트럭(TEL)을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발사하는 방식을 택했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실시한 이번 15일 발사는 TEL에서 이뤄졌다. 덤프트럭의 화물칸이 뒤로 젖혀지듯 TEL에 실린 미사일을 세운 뒤 그대로 발사했다. 화성-12형을 TEL에서 쏜 건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미사일을 쏘겠다고 위협해 왔다. TEL에서 쏠 경우 발사대로 옮겨 세우는 시간만큼 발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며 “실전 방식의 실험임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200대 이상의 TEL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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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사거리는 늘고, 비행시간은 줄고=한·미 정보 당국은 이번 미사일은 최고고도 770㎞로 3700㎞를 날아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20분 안팎이라고 한다. 지난달 9일 김낙겸 북한 전략군 사령관이 괌 포위사격을 위협하면서 “(북한에서 괌까지) 3356.7㎞를 1065초(17분45초) 비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과 유사한 결과다. 반면 지난달 29일 발사 때는 약 30분 동안 최고고도 550㎞에 2700㎞를 비행했다. 둘을 비교하면 비행거리는 1000여㎞ 늘었지만 비행시간은 10분 가량 줄었다. 지난번이 초속 1.5㎞이었다면 이번은 초속 3.08㎞인 셈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지난달 29일 발사 때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었거나 연료량이나 엔진 추력을 조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③무수단 미사일 대체?=김정은은 “화성-12형 미사일의 전투적 성능과 신뢰성이 검증됐고, 전력화가 실현됐다”고 강조했다. 올해 여섯 차례의 발사실험을 통해 실전배치 단계라는 얘기다. 신종우 사무국장은 “아직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증명되지 않아 정확도 면에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지난해 집중 발사했던 무수단 미사일과 관련해선 전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수단 대신 화성-12형을 개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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