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80명, 경기도 167명…전국서 초등교사 767명 더 뽑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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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학생들이 집회를 열어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 수립 등 요구사항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대 교육대학 학생은 이날 전국 교대 릴레이 동맹휴업 방침에 따라 이날 수업을 거부하고 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학생들이 집회를 열어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 수립 등 요구사항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대 교육대학 학생은 이날 전국 교대 릴레이 동맹휴업 방침에 따라 이날 수업을 거부하고 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내년에 공립초등학교 교사를 지난달 예고한 3321명에서 767명 늘어난 4088명 뽑기로 했다. 예년보다 확 줄어든 숫자로 지난달 임용계획이 사전 예고했다가  '임용 절벽'이라며 반발해 전국 교대생들이 동맹 휴업을 하자 14일 12개 교육청이 최종 공고에서 임용 규모를 늘렸다.

시·도교육청 공립초 교사 임용 계획14일 공고 #예년보다 훨씬 적은 3321명 예고했다 일부 늘려 #'임용절벽' 맞은 교대생 동맹휴업 등 반발 고려 #교육부는 교사 정원 동결, 시·도 교육청이 자구책 마련 #서울교육청 "감당할 수 있는 최대치 쥐어짰듯 늘렸다" #전문가들 "섣부른 예고로 교육청들 혼란 자초, #진작 대안 검토해서 발표했어야" 지적

이날 시·도 교육청들이 홈페이지에 올린 공고에 따르면 지난달 예고보다 서울은 280명, 경기도는 167명, 경북은 105명씩 선발 예정 인원이 늘어났다. 이외에도 9곳에서 선발 인원을 늘려서 공고했다. 다만 대구·광주·강원·충남·전남 등 5곳은 사전 예고가 그대로 확정됐다.

이날 초등교원 임용시험 시행계획 최종안에 따르면 ▶서울은 당초 예고보다 280명을 늘어난 385명 ▶경기도는 167명이 늘어난 1035명을 뽑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3일엔 17개 시·도교육청이 지난해의 5549명에 비해 2228명(40.7%)이 줄어든 3321명 규모로 임용계획을 예고했다가 전국 교대생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이 정부와 교육청들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일 전국 교육대학이 릴레이 동맹휴업을 의결해 6일 서울교대를 시작으로 14일까지 대학별로 이틀씩 휴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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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교육부는 12일 초등교사 정원을 동결하는 내용의 ‘교원 수급 정책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여기엔 시·도별로 지난해까지 임용시험에 붙고도 교사로 발령을 받지 못한 인원이 상당수 적체된 상황도 고려됐다.

교육부가 교사 정원을 늘리지 않자 시·도 교육청이 현직 교사의 휴직 등을 늘리는 방법으로 이번 선발 인원을 늘렸다. 서울교육청은 예고보다 280명을 증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사전 예고는 학생 수 감소와 교육부의 교원 정원 축소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초등교사 임용 절벽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교원 수급 대책 마련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크게 대두돼 시교육청 차원에서 수험생의 고통을 분담하고자 자구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자료: 교육부

자료: 교육부

서울시교육청은 현직 교사의 휴직과 파견 근무를 늘리고, 전임 교사가 시간선택제교사로 전환하기 쉽게 인사 제도를 바꾸고, 자율연수휴직제를 신청을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사 정원이 늘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청이 감당할 수 있는 최대치를 찾아 ‘쥐어짜듯’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 예고에 비해 늘긴 했으나 지난해 5549명에 비하면 26.3%(1461명)나 감축된 규모라 교대생들의 반발을 잠재우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등교사 임용시험 공고를 앞두고 강원도교육청이 도내 임용시험에 지원할 것을 권고하는 광고를 준비했다. 강원지역은 교대 출신자와 현직 교사들이 최근 수도권으로 이탈하면서 최근 3년 연속 미달사태가 발생해 초등교사 부족난에 시달리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제공=연합뉴스]

이달 초등교사 임용시험 공고를 앞두고 강원도교육청이 도내 임용시험에 지원할 것을 권고하는 광고를 준비했다. 강원지역은 교대 출신자와 현직 교사들이 최근 수도권으로 이탈하면서 최근 3년 연속 미달사태가 발생해 초등교사 부족난에 시달리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제공=연합뉴스]

정문성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통상 사전예고 때는 시·도교육청이 다소 보수적인 입장에서 적은 인원을 발표했다가 실제 확정 발표 때 조금씩 늘리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서울교육청의 경우 지난해 846명을 뽑았다가 느닷없이 105명으로 줄여 발표하는 등 교대생 반발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애초부터 대책을 찾아 교대생 등 정책 당사자가 수용 가능한 인원을 발표했다면 혼란이 훨씬 적었을 것”이라 지적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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