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에 쑥대밭 된 소성리 찾은 김제동…주민들 "왜 이제 왔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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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씨가 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이곳에선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성주·김천 주민들이 종교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진 소성리종합상황실]

방송인 김제동씨가 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이곳에선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성주·김천 주민들이 종교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진 소성리종합상황실]

방송인 김제동(43)씨가 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을 찾아 주민들을 만났다. 자카르타 출장에서 귀국한 직후 소성리 마을회관을 찾았다는 김씨는 "늦게 와서 죄송하다"면서 주민들을 위로했다.

8일 오후 성주 소성리 찾아 주민들 위로 #"늦게 와 죄송하다…서울에 많이 알릴 것" #일부 주민들은 김씨에게 서운함 표시도

이날 소성리 마을회관 앞은 지난 7일 새벽 경찰 8000여 명이 동원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발사대 추가 배치 작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도로 가운데 종교행사를 위해 만들어진 천막은 물론 도로 옆에 설치돼 있던 사드저지종합상황실 부스, 수퍼마켓 테이블 등이 부서진 채로 도로 위에 흩어져 있었다.

김씨는 종교행사가 진행되던 중 발언 기회를 얻어 주민들을 위로했다.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열린 종교행사에는 주민 20여 명이 모여 있었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늦게 와서 죄송하다"며 "우리 같이 울고 웃을때 같이 웃고 끝까지 포기 안 하고 갈테니까 할매들도 우는 우리 보면서 같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을 찾아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 소성리종합상황실]

방송인 김제동씨가 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을 찾아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 소성리종합상황실]

그는 "한 할매가 '너는 유명하니까 말이 좀 통하지 않겠느냐'고 하던데 제가 서울 올라가서 마이크 들고 말 많이 하겠다"고 주민들을 격려했다.

일부 주민은 김제동씨가 소성리를 늦게 찾아온 데 대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주민은 "사드가 벌써 다 들어가고 우리 골병 다 들고 나서 왔느냐"며 "죽어도 대통령 끌어내리고 죽을 거다. 저 XX을 할지 어느 누가 알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고함을 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묵묵히 듣고는 "할매·할배들 말씀이 백 번 천 번 옳다"며 "욕하실 게 있으면 저한테 다 하시고 다 받아서 올라가겠다"고 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4월 30일 오후에도 소성리 마을회관을 방문했었다. 4월 26일 사드 발사대 2기와 엑스밴드 레이더 1기가 기습 배치된 지 나흘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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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그는 "여러분들 다치게 하고 주권자인 국민들을 다치게 한 이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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