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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력한 전략자산 원하는 한국 … 미, F-35B 스텔스기와 해병원정대 보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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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한반도와 주변에서의 한·미 연합 군사 연습·훈련을 늘리면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배치를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정경두 합참의장도 같은 날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사령관을 만나 “그동안 전개한 것보다 더 강력한 전략자산을 한국에 보내 달라”고 전달했다고 한다. 요즘 한국의 군 지휘부는 미국 측과 만나거나 통화하는 자리만 있으면 전략자산 전개를 요청하고 있다.

항모 레이건함, B-1B는 파견 잦아 #북에 위협 메시지 줄 새 전력 주목

전략자산(Strategic Asset)은 적국 후방의 군사기지나 산업시설, 대도시를 공격하는 무기를 뜻한다. 현대의 전략자산은 주로 핵무기다.그런데 한국에선 전략자산을 좀 더 넓게 본다. 미국이 동맹국에 제공하는 ‘핵 우산’에 정밀유도 타격 무기, 미사일 방어 체계까지를 포함한 개념을 전략자산으로 여긴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도 전략자산의 하나로 분류한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국은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었고, 미국은 한국에 확장 억제를 제공한다고 약속했다”며 “한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위기를 느껴 미국에 전략자산 전개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에 올 것으로 거론되는 미국 전략자산들.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중앙포토]

한반도에 올 것으로 거론되는 미국 전략자산들.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중앙포토]

전략자산의 대명사는 항공모함이다. 지난 4월 한반도 위기 때도 핵추진 항모 칼빈슨함(CVN 70)이 든든한 보호막 역할을 했다. 군 소식통은 “원래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삼고 있는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이 다음달 근해에서 한국 해군과 훈련하기로 했는데, 이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미국 측과 얘기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달 하순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널드 레이건함은 제5 항모강습단(CSG 5)의 기함이다. 제5 항모강습단엔 이지스 순양함 3척과 이지스 구축함 7척이 소속돼 있다. 작전 중 항모를 핵추진 잠수함 1~2척이 호위한다.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함(SSGN 727).[중앙포토]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함(SSGN 727).[중앙포토]

김진형 전 합참 전략기획부장은 “항모 강습단의 전투기를 제외하더라도 호위 함정들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최소 50발 이상 발사할 수 있다”며 “엄청난 파괴력”이라고 말했다.

F-35B 스텔스기. [중앙포토]

F-35B 스텔스기. [중앙포토]

북한에 엄청난 위협을 주려면 항모 2척 이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2척의 공동훈련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군 당국의 견해다. 미국은 모두 11척의 항모를 보유하고 있다. 김진형 전 부장은 “항모강습단을 움직이려면 돈이 많이 들고 1년치 계획을 미리 세운다”며 “당초 계획을 수정해 2척의 항모를 한반도 인근 해역에 모으기가 쉽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작전 수행 중인 항모 전단의 운영비는 하루 250만 달러(약 28억7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미국이 좀 더 강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기 위해 항모 이외 전력을 추가로 전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남중국해에서 아메리카 상륙준비전대(ARG)가 대기하고 있다. 이표규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 교수는 “아메리카 상륙준비전대 예하엔 F-35B 스텔스 전투기와 제15 해병원정부대(MEU)가 있다”며 “스텔스 전투기와 해병은 북한이 가장 꺼리는 미군 전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핵추진 잠수함의 한국 항구 방문도 예상된다며 공중 전력으로 한국을 자주 찾는 B-1B가 다시 날아들 수도 있다.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이 폭격기는 한국에 올 때마다 북한이 신경질적으로 반응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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