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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덮친 북핵 … PGA “한국 대회 앞두고 위기 상황 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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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루카스 글로버. [AFP=연합뉴스]

루카스 글로버. [AFP=연합뉴스]

한국에서 처음 정규대회를 여는 미국 프로골프협회(PGA)가 북한 핵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내달 19일부터 나흘간 제주 CJ컵 #PGA, 선수들에게 안전 지침 배포 #출전자들 “보안 걱정” “괜찮을 것”

다음 달 19일부터 나흘간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더CJ컵이 열린다. 한국에서 처음 개최되는 PGA 투어 대회로 관심을 모았지만, 정치·외교적인 변수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골프채널’은 7일 “PGA 투어가 북한의 최근 핵실험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PGA 투어 측은 “현재로선 대회가 개최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안전과 보안의 관점에서 지속해서 지켜보고, 검토·평가할 것이다. 상황에 변화가 생기면 그것에 맞게 (선수 등) 모든 당사자에게 (조치 상황을) 조언할 것”이라고 전했다.

PGA가 이런 입장을 낸 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과 그로 인한 한반도 긴장 상황으로 인해 출전 예정 선수들 사이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뜻이다. 골프채널은 “PGA 투어가 6일 선수들에게 안전·보안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고도 전했다. 선수들의 구체적인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2009년 US오픈 우승자 루카스 글로버(38·미국)는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하지만 걱정도 있다”며 “세계적인 혼란 속에서 투어 대회가 열리는 건 쉽지 않다. 투어에서 안전 문제를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PGA 투어 통산 1승의 체즈 리비(36·미국)는 “앞으로 (한반도) 상황이 악화하는 경우 출전 계획을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럽프로골프 투어 통산 3승의 라파 카브레라 베요(33·스페인)는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연락해보니 ‘우리는 늘 이러고 산다’면서 괜찮다고 하더라. 투어의 조치에 따르겠지만 아마 괜찮을 것”이라며 상황을 긍정적으로 봤다.

과거 PGA 투어가 정치적 상황이나 이유로 대회 자체를 열지 못한 건 2001년 미국 뉴욕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9.11테러 때였다. 당시 테러 5일 뒤 열릴 예정이었던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과 탬파베이 클래식이 취소됐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의 총상금 500만 달러는 테러 피해 돕기 기금으로 쓰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도 9·11 테러 여파로 당시 세이프웨이 클래식이 열리지 못했다. 같은 해 10월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 예정이었던 CJ 나인브릿지 클래식도 9·11 테러와 이에 따른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 여파로 취소됐고, 이듬해 첫 대회를 열었다.

2017~18 시즌 PGA 투어 세 번째 대회인 더CJ컵은 총상금만 925만 달러(약 105억원)다. 마스터스 등 메이저 대회와 WGC,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정도를 빼고는 상금 규모가 가장 크다. 출전 선수 모두 78명. 올해 PGA 챔피언십 우승자 저스틴 토마스(24·미국)와 전 세계 1위 제이슨 데이(30·호주), 2013년 마스터스 챔피언 애덤 스콧(37·호주)이 일찌감치 참가 신청을 했다. 토마스는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열리는 대회라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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