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ㆍ틸러슨 “미사일 방어 강화"…트럼프 “군사옵션 첫 번째 선택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북한 정권 교체를 시도하거나 한반도 통일을 가속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월 26일 백악관에서 만난 틸러슨(왼쪽), 매티스(가운데), 마이크 펜스 부통령. [AP]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북한 정권 교체를 시도하거나 한반도 통일을 가속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월 26일 백악관에서 만난 틸러슨(왼쪽), 매티스(가운데), 마이크 펜스 부통령. [AP]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6일(현지시각) 미국 의회에 대북 압박과 동북아 미사일방어(MD) 체계 강화를 골자로 한 대북 전략을 보고했다.
CNNㆍ폴리티코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과 함께 상ㆍ하 양원 외교ㆍ군사위를 돌며 대북전략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을 했다.
의원들이 전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전략은 ‘외교 우선 전략’과 함께 미국 본토와 한ㆍ일에서 MD체계를 강화하는 이중 전략이라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틸러슨과 매티스 장관은 브리핑에서 우선,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협상에 앞서 완전한 핵무장국이 돼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유엔에서 보다 강력한 제재안을 추진하는 것을 포함해 북한과 중국에 대한 경제ㆍ외교적 압박을 통해 비핵화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
MD 체계 강화와 관련해 맥 손버리 하원 군사위원장은 “정부가 유엔 등에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 별도로 당연히 군사적 옵션이 있다”며 “의회는 미사일 방어를 강화하는 예산 증액을 포함해 예산 지원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구체적으로 어떤 요격미사일을 증대할 지에 대해선 공개되지 않았다.
브리핑 후 엘리엇 앵겔 하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는 “정부가 (북한과) 일종의 협상을 통한 거래를 하고 싶어하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중국 등 북한과 거래하는 국가와 교역을 단절한다거나 한국과 무역협정을 폐지한다거나 하는 ‘엄포’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브리핑을 받고 우리가 여전히 두 개의 다른 대북 정책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하나는 국무부와 국방부, 다른 하나는 대통령의 트윗”이라고 말했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한편,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6차 핵실험 후 처음으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45분 간 통화한 후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이 뭔가 (노력을) 하고 싶어했다. 그가 그 일을 할 수 있는 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6차 핵실험이후 미국이 중국을 향해 대북 원유공급 차단 등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모종의 협력을 약속 받았음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그는 또 “우리는 북한에서 벌이는 짓을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공격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분명히, 그것은 우리의 첫 번째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