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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공영방송 노조 파업 3일째…임시이사회도 성과 없이 끝나

중앙일보

입력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MBC 노조가 4일 0시 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MBC조합원들이 서울 상암동 본사 광장에서 파업 출정식을 갖고 있다. 김상선 기자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MBC 노조가 4일 0시 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MBC조합원들이 서울 상암동 본사 광장에서 파업 출정식을 갖고 있다. 김상선 기자

KBS와 MBC 양대 공영방송 노조의 파업이 3일째 이어지고 있다. 6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와 MBC본부 조합원들은 각각 KBS 본관과 MBC 사옥 로비에서 파업 집회를 열고 '공영방송 정상화'와 '경영진 사퇴'를 요구했다.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에 따르면 현재 파업 동참 조합원은 KBS는 전국 조합원 1500여명, MBC는 2000여명이다.

파업으로 제작인력들이 빠지면서 방송도 계속해서 차질을 빚고 있다. KBS는 메인 뉴스인 '뉴스9'를 60분에서 40분으로 축소 편성하고, '추적 60분', '다큐 3일' 등 주요 프로그램들을 결방했다. 'VJ특공대'나 '생생정통' 등 외주 제작프로그램들은 MC의 스튜디오 녹화 장면 없이 취재 영상만 연이어 방송했다. KBS는 7일부터 KBS노동조합(1노조·조합원 2000여명)까지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파행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MBC는 지난 4일 총파업에 돌입하기 전에도 직접 제작인력 상당수가 제작거부에 나서면서 이미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뉴스M' 등이 결방되거나 축소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총파업 이후에는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가 평일 50분에서 40분으로, 주말 40분에서 30분으로 축소 편성됐다. 주요 예능들도 결방될 예정이다. 6일 '라디오스타'를 시작으로 '세모방:세상의 모든 방송', '무한도전', '쇼 음악중심', '나 혼자 산다' 등이 결방된다. 광고 송출 기술인력까지 파업에 동참하며 4일 오후 4시부터 5일 오후 4시까지 광고 송출을 중단했던 MBC는 5일 오후 4시부터 다시 광고 송출을 재개했다.

고용노동부의 부당노동행위 혐의 조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장겸 MBC 사장이 5일 오전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20170905

고용노동부의 부당노동행위 혐의 조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장겸 MBC 사장이 5일 오전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20170905

한편 KBS이사회는 이날 오후 4시 '파업 해결 대책 보고 및 방송정상화 촉구의 건'을 안건으로 임시이사회를 개최했다. KBS 이사회는 4명 이상 이사의 요구가 있으면 임시이사회를 개최해야 한다. 이번 임시 이사회는 진보 성향 이사 4명의 요청에 따라 소집됐다. KBS에서는 고대영 사장 대신 조인석 부사장과 본부장들이 참석했지만, 파업의 성격과 향후 방안에 대한 이견이 오가며 결론을 짓지 못한 채 이사회가 종결됐다.

이날 임시이사회에 고대영 사장이 참석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렸지만, 고 사장은 강원도 평창 '평창올림픽플라자(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와 경기장 등의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KBS새노조 성재호 위원장 등 노조원들이 고대영 사장과의 대화를 요구하며 탑승 차량을 막아서면서, 양측이 1시간 가까이 대치하기도 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 교수(KBS 이사)는 "구성원 대부분이 파업하며 방송에 차질을 빚고 있고, 그걸 이사회가 논의하자는 데도 피했다"며 "사장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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