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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난 신(神)이 아니다. 월드컵 본선에선 공격축구 해보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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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난 신(神)이 아니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에서는 공격축구로 정면승부를 해보고 싶다."

긴급 소방수로 투입돼 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신태용(47)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 타슈켄트의 한 식당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소감이다.

이날 국내 한 매체는 '대표팀이 본선행이 확정되기 전에 신 감독 헹가래를 쳤다'고 보도했다. 신 감독은 인터뷰에 앞서 "본선행이 확정되기 전에 아시아축구연맹에서 급하게 요청해 플래시 인터뷰를 했지만, 확정된 뒤에 헹가래를 쳤다. 없는 말을 만들어서 쓰면 안된다"고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인터뷰 직전에는 한 국내 언론사가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끈 거스 히딩크(71·네덜란드) 감독이 "한국 국민들이 원한다면 국가대표를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신 감독과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 계약기간을 존중한다"고 신임을 확인했다.

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우즈벡과 0-0 무승부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 선수들이 신태용 감독을 헹가래 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우즈벡과 0-0 무승부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 선수들이 신태용 감독을 헹가래 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이란과 9차전에 긴장한 표정이었다. 국가대표 감독직이 부담스러웠던건가.
"이란전이 잘못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대표팀 감독은 무거운 자리란걸 느꼈다. 선수와 감독 시절을 포함해 이란, 우즈베크전은 가장 힘든 2경기였다. 통과하면 모든게 기쁠줄 알았는데, 러시아 월드컵을 벌써부터 고민하고 있다."

-본선 진출권을 따냈지만 축구팬들의 비난이 거세다.
"축구란게 급하다고 협회 예산 절반을 투자해서 성적을 낼 순 없는거다.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는게 인생이다. 슈틸리케 전 감독님은 2년반 동안 지휘했다. 신태용이 왔다고 하루아침에 바뀐다는건 있을수 없는 일이다. 이란의 케이로스 감독처럼 장기간 맡으면 모르겠지만, 한국축구에서 오랜시간 자기색깔을 입히기는 제한적이다."

-올림픽,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 시절과 다른점은.
"만약 월드컵 진출에 실패하면 한국축구의 앞날이 가장 걱정됐다. 제 축구인생도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성적을 못내면 갈데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압감이 가장 힘들었던거 같다."

-A매치 경험이 없는 김민재를 중용했다.
"자랑을 한 번 해야될 거 같다(웃음). 사실 전북 경기보러 갔을때도 김민재를 관찰했다. 김민재 옆에 누굴 세울지 고민했다. 김영권에게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민재를 컨트롤해달라고했는데, 나중엔 민재가 영권이를 컨트롤하고 있더라. 나 참 어이가 없어서."

-한국축구가 원정경기에서 부진했다.
"시리아와 원정 2차전부터 말리기 시작했단거 같다. 만약 우리가 그때 시리아를 잡았다면 슈틸리케 감독이 계속 계시고, 제가 이 자리에 있지도 않겠죠."

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우즈벡과 0-0 무승부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의 신태용 감독이 장현수를 격려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우즈벡과 0-0 무승부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의 신태용 감독이 장현수를 격려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이런식으로 월드컵에 가봤자 경기력 나쁠 것이란 지적이 있다. 본선에서 공격축구를 할것인가.
"난 대표팀을 소집해 짧게는 사흘, 길게 열흘간 훈련을 했다. 난 신이 아니다. 성은 신이지만(웃음). 결과 가져와서 천만다행이지만 이제 달라져야한다고 생각한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독일 등을 세계 톱클래스팀을 상대로 우리도 충분히 할수 있다고 생각했다. 수비하다가 축구를 끝내지는 않을거다. 제가 좋아하는 공격축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김민재처럼 깜짝할 놈들이 더 나오면 정면승부 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 강호와 원정 평가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슈틸리케 전 감독님처럼 훨씬 떨어지는 팀과 경기를 하면 보기좋을 수 있다. 하지만 난 깨지더라도 좋은팀과 붙어서 맞받아치면 부족했던 점을 만들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에 나가서 강팀과 했으면 좋겠다. 사실 10월 A매치 일정 밖에 모른다. 여기서 잘못되면 그만둘려고 마음 먹었다. 그다음은 생각안했다."

-월드컵이 9개월 밖에 안남았다.
"팬들이 70%는 국가대표팀만 응원하고, 30%는 K리그 응원한다. 뿌리인 K리그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홍명보 감독님은 1년 전 너무 힘든 시기에 맡았다. 다행히 난 대표팀 코치와 연령별 감독을 지내면서 선수들을 파악하고 있다.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경험을 쌓으며 발전해야한다. 황희찬(잘츠부르크)은 등지고 돌파는 좋은데 헤딩할때 타점이 안되더라. 나도 선수들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우즈벡과 0-0 무승부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신태용 감독과 김민우가 환호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우즈벡과 0-0 무승부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신태용 감독과 김민우가 환호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선수 시절 월드컵 못나가봤는데, 감독으로 월드컵에 첫 출전하게됐다.
"사실 실감이 잘 안난다. 어제 이동국, 염기훈, 이근호 고참들하고 가볍게 호텔에서 맥주 한잔했다. 힘든시기에 동국이가 먼저 내려놓고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고마웠다. 한국 들어가서는 월드컵 한번 가보는구나 생각이 들것 같다. 첫 월드컵이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대박날 수 있도록하겠다."

-월드컵 준비과정에서 가족들과 연락을 했나.
"가족은 물론 지인들과도 일체 연락을 안했다. 한국에서 수도없이 연락이 왔지만 한통도 받지 않았다. 사생결단으로 왔다. 사실 전화비가 분당 몇천원이라서 비싸더라(웃음)."

-한국에 돌아가면 뭐가 가장하고 싶나.
"아직 생각 안해봤다. 지인들과 좋아하는 골프를 치고 싶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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