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이응노 ? 시서화 국내 첫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고암(顧菴) 이응노(1904~89)는 프랑스 파리에 세운 동양미술학교에서 서양 제자에게 서예를 가르쳤다. 그의 그림이 서예정신에 기초한 것이기도 했지만 고암 스스로 붓을 들어 글씨 쓰기를 즐겼다. 동양예술의 진수인 서예정신과 한민족의 정서를 아우른 고암 그림의 시작과 끝을 서예로 보는 까닭이다.

서울 평창동 이응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암 서예 시서화'전은 처음 마련된 그의 서예작품전이다. 화가가 남긴 자작시.화론.훈계가 다양한 서체로 표현됐다. 예서나 해서는 물론이고 고체.전서.행서.초서를 스스로 연구해 자기 것으로 만든 개성 넘치는 글씨 60여 점이 나왔다. 꽃보다 더 고운 꽃글씨 '花'(사진) 를 보면 "한자 그 자체가 동양의 추상적인 패턴"이라 했던 고암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 6월 5일까지. 02-3217-5672

정재숙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