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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갈등, 한반도 통일을 촉발시킬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인한 한반도 갈등 고조가 궁그적으로 남북한 통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피치(Fitch)가 내놓았다.

국제 신용평가 회사 피치 전망 #"통일, 한국에 재정적 충격줄 것 #이를 국가신용등급에 이미 반영"

피치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신용등급 책임자인 스티븐 슈왈츠는 5일 “북핵 갈등으로 인한 파급 가운데 하나는 궁극적으로 통일이 될 수 있다”며 “지금은 아무도 (통일을)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 분명히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신용평가 회사 피치. 피치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신용등급 책임자 스티븐 슈왈츠는 5일 "한반도 갈등이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신용평가 회사 피치. 피치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신용등급 책임자 스티븐 슈왈츠는 5일 "한반도 갈등이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반도 갈등이 궁극적으로 통일을 촉발(trigger)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 3일 6차 핵 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결국에는 이 사태가 남북한 통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슈왈츠는 “정확한 수치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통일은 한국에 상당한 재정적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1990년대 독일 통일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지만, 남북한 통일 비용은 그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치는 최근 북한 핵 실험으로 인한 상황 변화를 고려해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조정할 계획이 당분간 없음을 분명히 했다. 슈왈츠는 “6개월 또는 12개월 주기로 정기적으로 하는 등급 심사와 별도로 이번 북한 핵 실험 사태로 한국의 신용등급을 재평가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피치가 현재 한국에 부여한 국가 신용등급은 AA-이다. 지난 2012년 A+에서 AA-로 상향 조정한 게 가장 최근의 평가였다.

슈왈츠는 “한국이 통일될 경우 정부가 지게 될 재정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을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평가에 이미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온전히 국가 재정 상태와 신용 만을 고려하는 피치의 평가 방법에 따르는 경우보다 현재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한 단계 낮게 책정돼 있다고 전했다. 그 격차만큼 ‘통일 비용’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슈왈츠는 “기존 리스크 요소 외에 ‘사건 리스크’가 발생하면 평가를 재검토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그런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국가 신용등급 담당 애널리스트 김응탄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하방 압력(downside pressure)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당장은 국가 신용등급 조정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S&P는 지난해 8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 최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AA와 '안정적'이라는 등급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무디스도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하고 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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