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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 타고 찜질 즐기고…이색 휴양림 5곳

중앙일보

입력

더위는 물러갔지만 추위의 기별이 느껴지지 않는 계절. 9월은 숲에서 쉬기에 가장 좋은 때다. 고민 말고 휴양림으로 향하면 된다. 공기 좋은 숲에서 야영을 하거나 산책만 해도 좋지만 이색 체험까지 즐기는 것도 좋겠다. 현재 전국에는 166개 휴양림이 있다. 2년 새 휴양림이 스무 개나 늘면서 개성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내세우는 곳이 부쩍 많아졌다. 휴양림은 산림청이나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어서 시설도 깨끗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각기 다른 이색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휴양림 5곳을 골라 소개한다.

9월은 숲에서 놀기 좋은 계절이다. 휴양림에 가면 놀거리가 많다. 사진은 전국 국립 자연 휴양림 중 예약 경쟁률이 가장 치열한 유명산 숲속의 집.

9월은 숲에서 놀기 좋은 계절이다. 휴양림에 가면 놀거리가 많다. 사진은 전국 국립 자연 휴양림 중 예약 경쟁률이 가장 치열한 유명산 숲속의 집.

①암벽 오르고 다람쥐처럼 날고-용화산

인공 암벽 등산 시설이 있는 국립 용화산 자연휴양림. [사진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인공 암벽 등산 시설이 있는 국립 용화산 자연휴양림. [사진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강원도 춘천과 화천에 걸쳐 있는 용화산(878m)은 산림청이 꼽은 100대 명산에도 꼽혔는데 바위가 많은 돌산이다. 휴양림 안에 9m 높이의 인공 암벽 등반 시설이 있다. 용화산휴양림의 암벽전문가로부터 안전교육을 받은 후 인공암벽 등반을 할 수 있다. 옆에는 날다람쥐 체험 시설도 있다. 집라인과 번지점프의 중간쯤 되는 시설이다. 사설 업체에서 운영하는 시설에 비해 시시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13m 높이 타워에 오르면 어른도 오금이 저린다. 야영장에는 30개 데크가 있다.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강원도 휴양림 중 유일하게 모든 데크에서 전기를 쓸 수 있다. 모든 체험은 오전 9시30분에 진행된다. 암벽등반(1회) 3000원, 날다람쥐 체험(1회) 2000원. huyang.go.kr, 033-243-9261.

용화산 자연휴양림 날다람쥐 체험. 13m 높이에서 뛰어내린다.[사진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용화산 자연휴양림 날다람쥐 체험. 13m 높이에서 뛰어내린다.[사진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②올해 네 번 남은 공짜 찜질 기회-대관령

대관령자연휴양림에서 즐기는 '리얼' 숯 가마 찜질.[사진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대관령자연휴양림에서 즐기는 '리얼' 숯 가마 찜질.[사진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1988년 개장한 한국 최초의 휴양림이다. 강원도 강릉, 제왕산 북쪽 기슭에 들어선 휴양림은 잘생긴 금강송으로 빽빽하다. 소나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산림 휴양의 정수를 체험할 수 있다. 일제가 1922~28년 조림한 소나무가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소나무 숲으로의 여행’이라는 600m 산책로는 꼭 걸어봐야 한다. 대관령 휴양림에는 대형 가마도 있다. 참나무로 숯을 만드는 재래식 가마인데, 숯 만들기 뿐 아니라 가마에 남은 열로 찜질을 즐기는 이색 체험까지 할 수 있다. 1·2·3·9·10월 각 달에 이틀씩만 숯가마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9월에는 22·23일에 진행하는데 투숙객에게만 공짜로 이용 기회를 준다. 한 번에 가마에 10명이 들어가 10분간 찜질을 한 뒤 쾌적한 숲 공기를 쐬면 온몸이 치유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10월 일정 미정. huyang.go.kr, 033- 641-9990.

직접 구운 참나무 숯으로 비누 만들기, 화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사진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직접 구운 참나무 숯으로 비누 만들기, 화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사진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③천문대 품은 휴양 명소-좌구산

좌구산 자연휴양림 안에는 천문대가 있다. 별 관측 명소다. [사진 증평군]

좌구산 자연휴양림 안에는 천문대가 있다. 별 관측 명소다. [사진 증평군]

충북 증평군에 있는 좌구산(657m, 坐龜山)은 이름 그대로 거북이가 앉아 있는 형상이다. 산 중턱에 있는 휴양림은 ‘휴양랜드’로도 불리는 증평의 명소다. 잘 가꾼 숲에서 쉴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휴양림에는 없는 이색 시설이 많다. 대표적인 게 천문대다. 2014년 문을 연 천문대에는 국내 최대 크기인 구경 356㎜ 굴절망원경이 있다. 다른 천문대보다 생생하게 우주와 천체를 관찰할 수 있다. 2017년 8월에는 휴양림 안에 명상구름다리를 만들었다. 길이가 230m에 달하는데 50m 지나서부터 130m의 출렁다리 구간이 시작된다. 이름처럼 명상보단 스릴을 느끼게 된다. 숲 치유 프로그램(5000원)을 운영하는 ‘명상의 집’도 있다. 천문대 입장료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 휴양림 투숙객은 30% 할인해준다. jwagu.jp.go.kr, 043-835-4581.

좌구산 자연휴양림에 지난 8월에 들어선 명상구름다리. [사진 증평군]

좌구산 자연휴양림에 지난 8월에 들어선 명상구름다리. [사진 증평군]

④나만의 도자기 만들기-대야산

분청사기로 유명한 경북 문경에 있는 대야산 휴양림에서는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사진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분청사기로 유명한 경북 문경에 있는 대야산 휴양림에서는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사진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경북 문경에 있는 대야산(830m) 자연휴양림은 수도권에서 멀지 않다. 서울 강남에서 자동차로 2시간이면 닿는다. 문경은 조선 분청사기 도요지로 유명한 곳이다. 이에 걸맞게 대야산 휴양림은 8월28일부터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시작했다. 휴양림 안 공방에서 초벌한 도자기에 직접 그림을 직접 그려 자신만의 도자기를 만드는 체험이다. 유약 바르기와 가마에 굽는 과정은 직원이 대신하고, 완성된 도자기는 택배로 보내준다. 2009년 개장한 대야산 휴양림은 국립 휴양림 중에서도 젊은 축에 속한다. 특히 2013년 개장한 연립동은 휴양림 매니아 사이에서 ‘5성급’으로 통할 만큼 건축미도 빼어나다. 도자기 종류에 따라 도자기 종류에 따라 5000~2만5000원. huyang.go.kr, 054-571-7181.

직접 그림을 그린 도자기는 휴양림에서 유약을 바르고 구운 뒤 집으로 보내준다.[사진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직접 그림을 그린 도자기는 휴양림에서 유약을 바르고 구운 뒤 집으로 보내준다.[사진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⑤말의 고장에서 즐기는 승마-운주산

경북 영천은 예부터 말의 고장으로 유명했다. 승마장이 있는 유일한 휴양림이다. [사진 영천시]

경북 영천은 예부터 말의 고장으로 유명했다. 승마장이 있는 유일한 휴양림이다. [사진 영천시]

휴양림과 승마의 조합, 어딘가 어색하다. 그럴 수밖에. 경북 영천 운주산 휴양림은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승마 휴양림이다. 휴양림은 2009년 개장했지만 영천과 말의 인연은 깊다. 예부터 영천대마(大馬)라는 말이 있었는데, 영천이 교통의 요충지여서 말과 사람의 왕래가 많았다. 승마는 부자들의 레저라는 편견이 있지만 만 6세 이상이면 누구나 승마체험을 할 수 있다. 말을 타고 완만한 구릉지대에 있는 휴양림 곳곳을 누비면 좋겠지만 안전 문제 때문에 실내에서만 탄다. 아이가 어리거나 승마가 자신 없다면 말 먹이주기 체험을 즐기면 된다. 휴양림 터는 원래 복숭아밭이었는데 지금은 외래종인 리기다 소나무가 제법 근사한 숲을 이루고 있다. 승마 체험 어른 2만원(10분), 어린이 5000원(5분). unjusan.yc.go.kr, 054-330-6287.

말을 타본 경험이 없어도 10분 동안 실내 승마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영천시]

말을 타본 경험이 없어도 10분 동안 실내 승마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영천시]

말을 못 탄다면 말 먹이주기 체험도 가능하다. [사진 영천시]

말을 못 탄다면 말 먹이주기 체험도 가능하다. [사진 영천시]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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