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 도움 홈런 2개'...MLB 라미레즈, "운수 좋은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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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페이스북 캡쳐]

[클리블랜드 페이스북 캡쳐]

미국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호세 라미레스(25)는 평생 한 번 찾아올까 말까한 '운수 좋은 날'을 경험했다.

라미레스는 한 경기 홈런 2개도 행복한데, 그 두개의 홈런 모두 상대 외야수의 손이나 글러브를 맞고 펜스를 넘어갔다.

라미레스는 4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5타수 5안타·3타점·3득점을 기록했다. 홈런 2개와 2루타 3개를 터뜨린 라미레즈는 한 경기에 5개의 장타를 기록,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타이 기록을 세웠다.

홈런 2개가 모두 절묘했다. 라미레스는 1회 초 좌익수 방향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이 타구는 외야 펜스 상단을 두 차례나 맞았다. 공이 그라운드 쪽으로 튕겨 나오려던 찰나 디트로이트 좌익수 미키 매툭이 점프해 맨손으로 공을 건드렸다. 하지만 매툭의 손을 맞은 공은 오히려 펜스를 넘어갔다. 매툭이 홈런을 만들어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6회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번엔 오른쪽 펜스 쪽으로 타구가 날아갔다. 디트로이트 우익수 알렉스 프레슬리는 한 손으로 펜스를 잡고 뛰어 올라 캐치를 시도했다. 공은 글러브를 맞고 다시 그라운드로 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을 해보니, 타구가 글러브를 스친 뒤 펜스 위의 철제 난간을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진 것이 밝혀졌다. 홈런으로 번복됐다.

클리블랜드는 이날 라미레즈의 맹타에 힘입어 디트로이트에 11-1로 승리하며 11연승을 내달렸다. 클리블랜드에게도 '운수 좋은 날'이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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