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5차 실험 때보다 에너지 5~6배, 50kt 수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일 오후 서울 신대방동 기상청에서 이미선 지진화산감시센터장이 북한 인공지진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3일 오후 서울 신대방동 기상청에서 이미선 지진화산감시센터장이 북한 인공지진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3일 북한에서 실시된 제6차 핵실험으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규모가 5.7로 분석됐다.

기상청, 북한 인공지진 분석 결과 #지난해 9월 5차 실험 때 규모는 5.04 #지난해 9월 경주 지진과 비슷한 규모

기상청은 이날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오후 12시 29분 58초경에 규모 5.7(mb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여러 가지 증거로 볼 때 인공지진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mb는 인공지진의 세기를 분석할 때 사용하는 단위다.
이번 인공지진 발생지점은 북위 41.3도, 동경 129.08도이다.
북한 5차 핵실험 위치로부터 북쪽 약 200m 지점으로 추정된다.

제6차 북한 핵식럼 위치, [자료 기상청]

제6차 북한 핵식럼 위치, [자료 기상청]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장은 "전국 150개 지진관측지점에서 모두 인공지진이 관측됐다"며 "북한이 지난해 9월 9일 실시한 제5차 핵 실험 때 발생한 규모 5.04의 지진보다 5~6배 강력한 지진"이라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지진 에너지는 TNT로 50kt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기상청은 설명했다.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했던 자연 지진의 경우 리히터 규모로 5.8이었다.
인공지진과 자연지진의 세기는 모멘트 규모로 환산할 수 있는데, 지난해 경주 지진의 모멘트 규모와 이번 북한 6차 핵실험의 모멘트 규모는 둘 다 5.5로 비슷했다.

mb는 인공지진을 관측할 때 사용하는 단위. [자료 기상청]

mb는 인공지진을 관측할 때 사용하는 단위. [자료 기상청]

이 센터장은 "지진 발생 52초 후에 속초 지진관측소에서 처음 관측됐으며, 전국 150여 개 관측소에서 모두 인공지진 파형이 관측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 P파형이 7초 정도 지속됐으며, 과거 지진에 비해 지진 진폭이 컸고, 진동도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3일 실시된 제6차 북한핵실험으로 관측된 지진파형 [자료 기상청]

3일 실시된 제6차 북한핵실험으로 관측된 지진파형 [자료 기상청]

이와 함께 강원도 양구 공중음파관측소에서는 공중 음파도 관측됐다.

인공지진의 경우 대기층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음파로도 관측이 된다.

이 센터장은 "자연지진의 경우 단층 발생 방향에 따라 지진파가 전달되는데, 이번 지진은 모든 방향으로 지진파가 전달되는 전형적인 발파형 지진"이라며 "모든 자료들 종합해볼 때 인공지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3일 오후 서울 신대방동 기상청 지진화산감시센터에서 유용규 지진화산감시과장이 북한 인공지진관련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3일 오후 서울 신대방동 기상청 지진화산감시센터에서 유용규 지진화산감시과장이 북한 인공지진관련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중국 지진국은 3일 오후 12시 38분께 북한에서 규모 4.6, 진원 깊이 0㎞의 대규모 함몰 충격파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센터장은 "함몰 지진을 관측하려면 발생지점 가까운 곳에 지진 관측장비가 있어야 하는데, 기상청의 지진관측소는 400㎞ 이상 떨어져 있어 함몰 지진은 관측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핵실험이 실시된 북한 길주군 일대는 맑은 날씨를 보였다.
2㎞ 이하의 낮은 고도에서는 남풍 계열의 바람이 불었고, 5㎞ 부근의 고도에서는 서풍이 불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핵실험 지진으로 인해 백두산 화산 분출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핵실험 등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경우 백두산 아래 마그마 방(Chamber)에 영향을 줘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