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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개편 1년 유예]현 중3→중2, 내년 8월 종합계획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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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능 개편안 1년 유예 발표를 하고 있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당초 현 중3이 치르는 2021학년도부터 개편키로 했던 수능 절대평가 확대안은 중2 학생이 치르는 2022학년도로 연기됐다. [연합뉴스]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능 개편안 1년 유예 발표를 하고 있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당초 현 중3이 치르는 2021학년도부터 개편키로 했던 수능 절대평가 확대안은 중2 학생이 치르는 2022학년도로 연기됐다. [연합뉴스]

 현재 중3이 치르는 대입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개편하기로 한 계획을 교육부가 31일 철회한다고 밝혔다. 대신에 개편되는 수능으로 첫 시험을 보는 대상을 현재 중2로 바꿔 적용 시기를 1년 늦추기로 했다. 수능 개편안 확정을 위한 준비에 1년을 더 들여 내년 8월에 수능 개편을 포함해 대입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수능 절대평가 확대에 따른 혼란을 우려하는 여론, 대입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없이 수능만 바꿔서는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교육계의 지적 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김상곤 부총리 "수능 개편 연기하겠다" #현 중3, 기존 수능대로 영어·한국사만 절대평가 #학생부종합전형 등 대입 개선책 내년 내놓기로 #내년 지방선거 등 정권 부담 우려에 급선회 #수능·EBS 연계는 현 중3 대상 입시부터 단계적 축소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입 수능 개편을 1년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중3은 치를 2021학년도 대입에선  현행 수능(영어·한국사만 절대평가)이 그대로 유지된다.

 당초 교육부는 현재 중3이 고교에 가면 새 교육과정(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수업을 하게 되는 만큼 이에 맞춰 이들이 보는 수능을 개편할 계획이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0일 개편 시안으로 1안(일부 과목 절대평가)과 2안(전 과목 절대평가)을 공개하고, 이 중 하나를 31일까지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날 새 교육과정은 예정대로 현재 중3부터 적용하되 수능은 현행처럼 실시하기로 했다. 개편 수능은 한 학년 낮춘 중 2부터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김 부총리는 수능 개편을 유예한 것과 관련해 "여론 수렴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의 교육철학을 반영한 종합적인 교육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 학생부 종합전형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대입 제도 개편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수능 개편 시안을 공개한 이후 4차례 진행한 공청회에선 수능 절대평가 과목의 범위와 방식 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분출됐다는 설명이다. 교육부가 두 가지 시안을 발표하면서 "'3안'은 검토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여론 수렴 기간이 20일 정도로 한정돼 '일방통행식 행정'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교육부  당초 입장에서 이날 후퇴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절대평가 범위 등 수능 개편 방향에 대해 교육 주체 간의 이견이 크고, 사회적 합의가 충분치 않음을 확인했다. 짧은 기간에 양자택일의 선택을 강요하기 보다 충분한 소통과 공론화 과정을 통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교육부는 다음 달 고교·대학 관계자, 학부모, 정부가 참여하는 ‘대입정책포럼’(가칭)을 구성하기로 했다. 포럼에선 수능 개편, 학생부 종합전형 개편 등 대입제도의 전반적인 개선을 논의하게 된다. 이진석 교육부 대학정책실장 직무대리는 “대입뿐 아니라 고교학점제, 내신 성취평가제 등 고교 교육 전반에 대한 새 정부의 개혁 방안을 내년 8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문·이과 통합과 융복합 인재 양성이 핵심인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예정대로 내년 고1부터 적용한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고교에 입학하는 현 중3은 새로운 교육과정에 따라 새 교과서로 배우지만 수능은 기존 방식으로 치러야 한다. 현재 중3은 내년 고교 1학년으로 올라가면 문·이과 통합 핵심 과목으로 신설되는 공통사회·공통과학을 필수적으로 배우게 된다. 하지만 이 과목들은 이들이 고교 3학년이 돼서 보게 되는 수능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현재 중3이 재수를 하게 되면서 다시 치르는 수능에선 이들 과목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현재 중3은 '신설 과목에 대한 적응 부담 ' '수업 따로, 수능 따로인 입시' '재수 시에 새로운 수능 적용' 등 여러 부담이 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편 수능의 첫 적용 대상에서 벗어났지만, 중3 학생, 학부모들은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 소재 사립고의 진학 담당 교사는 “공통사회·공통과학은 현재 중3이 보는 수능에는 포함 안 돼도 내신에서 매우 중요해 소홀히 할 수 없을 것”며 “게다가 현행 수능이 유지되면 당초 개편안에 따라 2개에서 1개로 줄게 됐던 탐구 과목 수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학습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주희 교육부 대입제도과장은 “중3과 학부모가 수능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과 혼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논란이 거듭된 '수능-EBS 연계'는 중3이 보는 수능부터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진석 대학정책실장 직무대리는 “4차례 공청회에서 EBS 연계의 축소·폐지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다.구체적인 개선 방안은 내년 2월 2021학년도 수능 시행계획를 발표할 때 과목별 출제 범위와 함께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윤석만·전민희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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