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남 “미국, 미사일 지침 개정에 긍정적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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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방문 중인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오른쪽)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주미 한국대사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은 28일(현지시간)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 등과의 면담 후 “미국 측과 (미사일 지침 개정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며 “미국이 지침 개정에 대해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도 (지침 개정 협상이) 조속하고 원만하게 타결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서 국무부·백악관 인사 만나 #“미, 개정협상 조속 타결될 필요 인식”

그러면서 “기술적 상황에 대해서는 내일(29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워싱턴을 방문해 양국 간 심도 있는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국군 미사일의 탄도 무게 한도를 2배 이상(500㎏ 미만→최소 1t) 늘리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미 간 접촉설에 대해선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뉴욕 채널을 통해 접촉이 이뤄져 온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아직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북 군사적 옵션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모르게 뭘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은 군사 옵션 상황이 발생한다면 한국과 충분히 긴밀하게 사전에 협의할 것이라고 분명히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미국의 입장을 보면 한마디로 군사적 억제력에 의해 지탱되는 외교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군사적 옵션이라는 게 군사력을 직접 사용해 공격하는 것만은 아니다. 군사적 억제력을 보여 주는 것도 옵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한·미 회담 직후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발사돼 관련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2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분석이 한·미 간 엇갈린 것과 관련해선 “군사 기술적인 문제로 우리 군이 처음에 그렇게(방사포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방부가 상세히 답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러 축소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또 “이번 방미 기간 중 확장 억제 전략협의체 정례화 문제, 미사일 지침 개정 논의, 북핵 문제 등과 관련해 양국이 기존처럼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29일 일본 상공을 통과한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관련, “지난 26일의 단거리미사일 발사와는 당연히 다른 성격의 발사라고 본다”며 “다만 그것 때문에 (미국이) 선제타격을 하는 그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국과 미국의 강력한 입장 표명에도 북한이 또다시 도발을 자행한 만큼 한반도 정세에 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이후(31일 종료) 북한이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