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인터넷 청소해서 종북좌파 끌어내야"…녹취록 공개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은 29일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파기환송심을 하루 앞둔 가운데 당시 원 원장이 국정원 직원들에게 내려보낸 지시사항과 내부회의 녹취록 등을 공개했다.

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원 전 원장이 2009년 2월 부임 후) 2009년 5월 15일부터 2013년 1월 28일까지 4년 1개월간 최소 49회 이상 (댓글 작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적폐청산 대책회의에서 국정원의 여론조작 적폐를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적폐청산 대책회의에서 국정원의 여론조작 적폐를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공개한 회의록과 녹취록 등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지방선거부터 민주노총 등 각종 노동조합 문제, 국정지지도 조사, 온ㆍ오프라인 등을 통한 ‘젊은 층 우군화 심리전’ 등 다양하게 개입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은 민주당이 공개한 원 원장의 주요 발언.

▶“내년 지방선거가 11개월 남았는데 우리 지부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의원 후보들 있잖아요. 그런 부분을 잘 검증해서 어떤 사람이 도움이 되겠느냐를 잘 판단해야 돼. 1995년 선거 때도 본인들이 민자당 후보를 원해서 나간 사람은 별로 없어요. 국정원에서 나가라 해서 나간 것이지.” (2009년 6월)

▶ “민주노총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라든가, 전교조라던가, 공무원 노조라던가, 그런 문제도 우리가 하나의 중간 목표가 될 수 있고 밑으로 내려가면 하나하나 회사의 노조들도 우리가 관여할 수 있다. 그걸 안 건드리면 뺏겨버릴 수 있다” (2009년 9월)

▶ “국정지지도가 50%대까지 간 것도 우리 국정원이 제대로 활동하면 그렇게 된다. 여러분들이 활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정지지도가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다” (2009년 10월 6일)

▶“(언론이) 잘못할 때마다 쥐어 패는 게 정보기관이 할 일이다. 그냥 가서 매달리고 어떤 거 하고, 딴 게 정체성이 아니고 그런 게 정체성” (2009년 12월 18일)

▶“어떻게 민주노동당한테 서울시의원 자리를 13개나 주냐. 민주노동당은 ‘대세’에 안 들어가잖아. 그렇게 모으라는 건 김정일이 지령이다. 어쨌든 선거에서 단일화 하라는 것이다. 여러분이 확실히 중심을 잡아 달라” (2010년 4월 16일)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 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은 내용 자체가 바로 우리 (국정)원이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할 것이다. 초중고생부터 교육시켜나가야 된다. 일반 심리전단에서 대학생들이라든가 곳곳에 모임을 만들어가지고….” (2010년 7월 19일)

▶“인터넷 자체가 종북좌파 세력들이 다 잡았는데…. 전 직원이 어쨌든 간에 인터넷 자체를 청소한다. 그런 자세로 해서 종북좌파 세력들을 끌어내야 된다” (2011년 10월 21일)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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