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석유비축기지, 문화 공간 재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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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T2 야외무대는 석유탱크의 철재 부분을 없애고 만들었다. 지하는 공연장으로 꾸몄다. [사진 서울시]

T2 야외무대는 석유탱크의 철재 부분을 없애고 만들었다. 지하는 공연장으로 꾸몄다. [사진 서울시]

41년간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됐던 서울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시민을 위한 ‘문화비축기지’로 변신해 다음달 1일 문을 연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40년 넘게 일반인의 접근과 이용이 통제됐던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연중 축제와 공연, 전시가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을 마무리하고 다음달 1일 개장한다”고 24일 밝혔다.

41년간 일반인 접근금지 위험시설 #유류탱크 원형 살려서 공연장 조성 #내달 개장 음악축제 등 다양한 행사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1973년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1차 석유 파동 때 안정적인 석유 공급을 위해 건설됐다. 이후 ‘2002 한·일 월드컵’ 개최를 위해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지으면서 위험 시설로 분류돼 2000년 11월 폐쇄된 이후 사실상 10년 넘게 버려져 왔다.

새로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은 축구장 22개와 맞먹는 규모(면적 14만22㎡)다. 그 안에 공연·장터·피크닉 같은 활동이 가능한 열린공간(문화마당·3만5212㎡)이 있고, 그 주변을 6개의 탱크(T1~T6·10만4810㎡)가 감싸고 있다.

가솔린·디젤·벙커C유 같은 유류를 보관하던 탱크들은 최대한 원형을 살려 문화공간, 이야기관 같은 시설로 재생됐다. 낡고 녹슬었던 유류탱크들은 뉴욕의 애플스토어 같은 유리돔(T1)이나 공연장(T2), 숲속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공간(T4) 등으로 변신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도보로 약 7분 거리에 있다.

정식 개장 이후부터 시민시장과 음악축제 같은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서울시는 이들 프로그램을 운영할 40개 팀을 이미 선정했다. 매월 둘째 토요일 주민과 사회적 기업가 및 지역 예술인 등이 참여하는 열린장터(달시장),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우쿨렐레 음악축제 ‘우크페페’ 등이다.

개장 이후 10월 말까지는 ‘옛 근로자의 시선으로 보는 문화비축기지’ 전시와 투어 행사도 즐길 수 있다. 고인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철저히 통제되던 산업화시대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문화비축기지가 도시재생의 대표 명소로 시민들에게 기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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