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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가 틀리면 지워야 하니까"…더 강력해진 'S펜' 앞세워 갤노트 부활 승부수

중앙일보

입력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3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7'에서 신작 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3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7'에서 신작 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한층 진화한 'S펜'과 사상 처음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갤럭시노트8은 스마트폰으론 불가능한 일을 이룰 겁니다."

삼성전자, 23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8' 공개 #아날로그 감성 'S펜'·삼성 최초 적용 듀얼 카메라 적용 #배터리는 3300㎃h로 무리 안해…"안전성 강화에 초점" #

23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 경쾌한 음악과 함께 삼성전자 대화면 프리미엄엄 스마트폰 신작 '갤럭시노트8'이 베일을 벗었다. 1500여 명의 전 세계 언론·정보기술(IT) 관계자들의 이목은 고동진 삼성전자 무산사업부 사장이 손에 쥔 스마트폰에서 쏠렸다. 갤노트 신작이 뉴욕을 찾은 건 '배터리 폭발 사고'로 노트7이 단종된 지 열 달 만이다.

이번 갤노트8은 S펜을 활용한 '아날로그 감성 몰이'에 한층 공을 들였다. 삼성전자가 최대 15초짜리 손글씨 편지를 보낼 수 있는 '라이브 메시지'를 갤노트8의 '킬러 기능'으로 꼽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직접 갤노트8에 저장된 해변 사진에다 S펜으로 "배고프다, 랍스터 먹고 싶다"라고 기록하자 7초짜리 소위 '움짤(움직이는 짧은 동영상)'로 변했다. 이 '움짤'은 이모티콘처럼 지인에게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보낼 수 있다.

사용자의 메모 습관을 배려한 기능도 돋보였다. 화면에 '1. 빨래하기 2. 청소하기 3. 재활용 쓰레기 버리기' 등 주말에 해야 할 일을 적었다. 그런 다음 '압정' 모양 버튼을 누르자 꺼진 화면서도 '할 일 리스트'들이 계속 표시됐다. 다 끝낸 일은 줄을 긋거나 새롭게 생각난 할 일은 추가로 메모할 수도 있었다. 꺼진 화면 메모 수정은 전작엔 없던 기능이다.

한참 메모를 하다 보니 더는 메모할 공간이 없었다. 전작에선 메모 한 장을 저장한 뒤 새로운 메모지를 다시 꺼내야 했지만, 갤노트8에선 화면 하단에 뜬 화살표 버튼을 눌러 끊김 없이 메모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최대 100장의 메모를 한꺼번에 담을 수 있는 '마라톤 회의'용 기능이다.

S펜의 번역 기능도 똑똑해졌다. 단어 뜻 정도만 찾아줬던 번역기는 71개국 문장을 번역하는 것으로 진화했다.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도량형과 화폐 단위도 바꿔 보여줬다. S펜으로 가리키기만 해도 화씨온도는 섭씨온도로, 파운드는 킬로그램 단위로 전환됐다.

 S펜은 갤노트8 공개 전부터 시장 관심이 컸다. 화면에 적을 때 '사각사각' 소리를 내는 스피커와 스마트폰을 원격 제어하는 인공지능(AI) 마이크가 탑재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이번 제품엔 적용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미국 뉴욕에서 신작 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을 공개했다. 색상은 미드나잇 블랙·오키드 그래이·메이플 골드·딥씨 블루 등 총 4종이다. 사진은 미드나잇 블랙 색상.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미국 뉴욕에서 신작 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을 공개했다. 색상은 미드나잇 블랙·오키드 그래이·메이플 골드·딥씨 블루 등 총 4종이다. 사진은 미드나잇 블랙 색상. [사진 삼성전자]

S펜을 강조했다고 해서 스마트폰 본래 기능을 소홀히 한 건 아니다. 대화면 기능을 살리기 위한 신기술도 탑재됐다. 두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조합해 한 화면에 동시에 띄워주는 '콤비네이션 앱'을 만드는 '앱 페어(App Pair)' 기능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과 음악감상 앱을 짝지어 하나의 앱 조합을 만들면, 조합된 앱 하나만 눌러도 두 가지 앱이 동시에 열리게 된다. 운전 중 스마트폰에 여러번 손이 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이런 앱 조합은 총 10개까지 만들 수 있다.

특히 삼성 스마트폰 사상 최초로 '듀얼 카메라(렌즈 2개로 사용하는 카메라)' 기능이 체택됐다. LG전자·애플 등 경쟁사와의 '듀얼 카메라 전쟁'에서 승부수를 내겠다는 포석이다. 갤노트8 듀얼 카메라는 1200만 화소 광각렌즈와 망원렌즈를 제품 후면에 함께 배치해 눈 앞의 사물은 또렷하게, 배경은 흐리게 만드는 라이브포커싱 기능을 구현했다. 여기에 피사체를 2배로 확대해도 화질이 나빠지지 않는 광학 2배 줌 기능도 함께 탑재됐다.

폭발 사고 때문인지 배터리엔 무리하지 않았다. 전체 용량은 3300㎃h로 갤럭시S8보다는 200㎃h 줄었다. 하지만 갤노트7의 배터리 부분만 고쳐서 내놓은 '갤노트FE'보다는 100㎃h 늘렸다. 갤노트는 S펜이 본체 내부 공간을 차지하는 탓에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무리하게 용량을 늘리기보다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스마트폰의 '두뇌' 기능을 하는 중앙처리장치(AP)나 인공지능 빅스비, 안면·홍체·지문 등 생체인식 등은 갤럭시S8 수준을 크게 넘어서진 못했다. 두께 8.6㎜, 무게 195g으로 이제껏 나온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 무거운 축에 속하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스플레이를 키우다보니 폰이 무거워졌다"며 "다만, 갤노트 시리즈는 애당초 무게나 그립감보다는 대화면과 S펜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이 점은 이해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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