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택시운전사’ 관람한 추미애 대표, 당내 갈등 문제엔 “다음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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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2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의 한 극장에서 영화 ‘택시운전사’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추 대표는 ‘오월어머니회’ 회원, 5ㆍ18 유가족, 1980년 5월 당시 택시 기사로 항쟁에 참여했던 시민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연합뉴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2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의 한 극장에서 영화 ‘택시운전사’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추 대표는 ‘오월어머니회’ 회원, 5ㆍ18 유가족, 1980년 5월 당시 택시 기사로 항쟁에 참여했던 시민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연합뉴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광주를 찾아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 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하며 흥행몰이 중인 ‘택시운전사’는 독일 출신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가 광주행 택시를 타고 5ㆍ18 민주화운동을 취재하는 내용을 다룬 영화다.

5ㆍ18 민주묘지 방문…위르겐 힌츠페터 기자 묘역 참배 # “‘택시운전사’는 민주주의 자각하게 해준 영화” #당내 갈등에 대해선 “다음 번에 하자” 말 아껴 #친문 주류 세력과의 ‘공천권 갈등’은 봉합 가능성 제기돼 #“‘정발위와 지방선거 공천은 분리’ 방안에 상당수 공감” #23일 정발위 역할 등 어떤 메시지 나올지 주목

추 대표는 이날 5ㆍ18 민주화운동 단체인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5ㆍ18 당시 택시기사로 항쟁에 동참했던 시민들을 면담하고 이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추 대표는 “영화 속 광주의 진실은 만분의 1도 안 된다”며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5ㆍ18 진상 규명을 제대로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추 대표는 ‘택시운전사’의 흥행에 대해 “5060세대가 20대 시절 먹고살기 바빠서 잊어버렸던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자각하게 해준 영화”라고 평가했다. 추 대표는 “현재 우리 5060세대는 (5ㆍ18 당시) 취업을 준비하던 20대였다”며 “다른 지역에서 어떤 부정의와 반역사가 이뤄졌는지 관심을 가지지 못했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소홀했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대통령께서 5ㆍ18 정신을 전문에 담은 헌법을 내년 지방선거 시기에 통과시키겠다고 했다”며 “5ㆍ18 정신을 이어달라는 광주 시민, 대한민국 국민과 소통하려는 대통령의 뜻을 민주당도 함께 한다는 뜻을 광주를 찾아 약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2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5ㆍ18 민주묘지에서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 추모비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2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5ㆍ18 민주묘지에서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 추모비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5ㆍ18 민주묘지를 방문하고,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 묘역에도 참배했다.
추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권 기싸움’ 양상으로 벌어지고 있는 당내 갈등 상황에 대해서는 “다음 번에 하자”며 말을 아꼈다.

추 대표가 혁신 기구인 정당발전위원회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 공천 규정을 개정하려 하자 현역 시도당위원장과 친문(친문재인) 주류 세력이 반발하면서 표면화된 갈등은 봉합 가능성이 제기된다. 갈등의 뇌관인 정발위와 지방선거 공천 문제를 분리하는 방안에 양측이 일정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추 대표가 21일 오후 정무직 당직자들과 간담회를 소집해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며 “정발위는 중장기적인 제도ㆍ문화 혁신만 다루고 지방선거 공천 문제는 사무총장 산하 등 별도 기구에서 추진하는 방안에 상당한 공감대가 모아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추 대표가 개정을 시도하는 시도당 공천권 문제를 놓고 현역 시도당 위원장들에게는 기존 권한을 인정해주는 대신 앞으로 새로 뽑아야 하는 6개 사고 시도당 위원장들부터는 인정해주지 않는 방안이 타협안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추 대표와 친문 세력 양측이 접점 모색에 나선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이 전면화되는 데 대한 부담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실제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도 많다. 추 대표는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발위 역할과 지방선거 공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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