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여직원 성추행 혐의 주한 멕시코 외교관, 한국 경찰 조사받기 위해 최근 돌아와

중앙일보

입력

주한 멕시코 대사관 소속 한국계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후 멕시코로 돌아간 멕시코 외교관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경찰 조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복수의 외교가 소식통에 따르면 고소 직후 출국했던 멕시코 외교관이 최근 한국에 입국했다. 멕시코 대사관 측은 "한국 당국에 협조하기 위해 귀국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주한 멕시코 대사관에서 일하던 한국계 파라과이인 직원 A씨는 대사관에 근무 중이던 무관 B대령이 자신을 수차례 성추행했다고 고소했다. A씨는 7월 18일 외교부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상담을 받았고, 외교부 측은 “경찰에 신고해 사법 절차가 시작되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원칙적인 대응을 권했다. 이에 A씨는 7월 27일 경찰에 신고했다.

 소장을 접수한 서울 종로경찰서는 B대령에게 8월 3일 출석을 요청했고 B대령은 약속한 일시에 나오겠다고 했다. 그 사이 외교부는 주한 멕시코 대사 대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들여 항의했다.

 하지만 B대령은 아무런 설명 없이 경찰에 출석하기로 했던 다음날인 4일 본국으로 돌아갔다. 외교부 측은 이에 대사관 측에 다시 항의하고 10일에는 외교관이라도 주재국 법령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며 수사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다시 보냈다.

 외교가 소식통은 "멕시코 측 역시 현재 외교관 특권을 주장하진 않고 있다. 한국 경찰의 조사에 충실히 응하겠다는 의지로 B대령을 한국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안다. 멕시코 역시 이를 엄중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