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줄서는데 서양인 먼저 타더라" 봅슬레이 주최측 "사실 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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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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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봅슬레이'란 이름으로 19일부터 양일간 광화문 한복판에서 진행된 평창올림픽 행사가 잡음을 낳고 있다.

이용자들이 길이300m· 높이22m의 초대형 워터슬라이드를 타고자 광화문을 방문했지만 너무 긴 줄에 수시간을 기다려야 하기도 하고, 안전 상의 이유로 워터슬라이드 이용이 돌연 취소되기도, 주최 측에서 다음날 이용할 수 있는 표를 나눠줬지만 20일에는 우천으로 인해 행사가 취소되는 등 이용객들의 불편 사항이 줄을 잇는 것이다.

그 와중에 한 이용객의 분통을 터뜨린 건 "저와 아이들은 1시간 이상을 기다렸는데 서양인들은 줄도 안서고 바로 타더라"는 것이었다. 이 이용객은 예매자 한줄평에 "미숙한 진행 탓에 1시간 가까이 기다린 아이들이 워터슬라이드를 타기 직전에 신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탑승이 거절된 데다, 아이들을 잠시 잃어버렸는데 미아 방송도 해주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도심 속에서 아이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자 수영복을 챙겨 광화문까지 갔지만 휴일은 악몽이 돼 돌아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세종대로에 설치된 워터 슬라이드가 20일 우천으로 인해 운행을 중단했다. 정은혜 기자.

평창 겨울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세종대로에 설치된 워터 슬라이드가 20일 우천으로 인해 운행을 중단했다. 정은혜 기자.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워터슬라이드는 재밌었지만 줄이 너무 길었다", "두시간 동안 줄만 서고 결국 포기했다", "진행이 미흡한 점이 아쉬웠다", "올라가는 계단이 위험했다" 등의 평가를 했지만 한 외국인만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한번 타고 내려왔는데 줄이 더 짧아져 별로 기다린 시간 없이 또 탔다"는 이용 평가를 남겼다.

이에 대해 주최측인 엔씨씨애드 측은 "그럴 리가 절대 없다"며 "프리패스는 그 누구에게도 전혀 없었다. 기자들도 일반인들과 똑같이 줄 서서 봅슬레이 체험을 했다"고 해명했다. 또 미아 방송에 관해서는 "행사장 중앙에 미아방지센터를 운영, 전광판으로 실시간 안내를 했다"고 전했다.

서울 광화문광장 한복판에 설치돼 큰 관심을 받은 봅슬레이 워터슬라이드가 20일 서울 지역에 갑작스레 내린 폭우로 운영이 취소됐다.[연합뉴스]

서울 광화문광장 한복판에 설치돼 큰 관심을 받은 봅슬레이 워터슬라이드가 20일 서울 지역에 갑작스레 내린 폭우로 운영이 취소됐다.[연합뉴스]

다만 워터슬라이드로 올라가는 계단이 위험했다는 민원에 대해서는 "철재 구조물로 돼 있었기 때문에 이용객이 보기에 위험해 보일 순 있다"며 "미리 안전성 검사를 마쳤고 위험요원도 배치돼 있었다.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틀간 진행된 해당 행사의 총 진행 비용은 10억원이다. 주최 측인 서울시와 강원도가 전문 업체를 통해 물놀이 기구를 빌려 설치했고, 튜브 2000개를 새로 제작했다. 서울시와 강원도는 각각 2억5000만원씩 냈으며 5억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평창 동계올림픽 후원 기업이 부담했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세종대로에서 진행된 행사가 20일 오후 3시 현재 우천으로 인해 줄줄이 중단됐다. 정은혜 기자.

평창 겨울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세종대로에서 진행된 행사가 20일 오후 3시 현재 우천으로 인해 줄줄이 중단됐다. 정은혜 기자.

행사가 끝나는 20일 오후 3시 현재 우천으로 인해 워터 슬라이드 뿐 아니라 관련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는 안내문이 붙어있기도 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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