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 싫은 학생들 거짓말" '성추행 의혹' 자살 교사 부인의 말

중앙일보

입력

학생 성추행 의혹으로 인권센터 조사를 받다 자살한 전북 부안의 한 중학교 교사의 부인 A씨가 "학생들이 미운 마음에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를 했다더라"고 전했다.

[사진 송 교사 유족]

[사진 송 교사 유족]

A씨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등장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A씨는 먼저 "남편이 근무하던 학교는 남녀공학 중학교이다. 얼마 전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체육 교사가 재직하던 여자 고등학교와는 다른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4월 처음으로 성추행 신고가 접수된 상황에 대해 "학생들끼리 선후배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국어 선생님이 1학년을 먼저 귀가시킨 일이 있었다"며 "아이 아빠는 그 일에 전혀 관계가 없었다. 그저 그날 야간 자습 담당 지도교사였을 뿐"이라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학생들이 1학년이 귀가하는 것을 보고 아이 아빠가 야간 자습을 빼주고 집에 가도록 한 줄로 알고 오해를 했다"며 "그래서 학생들이 미운 마음에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를 했다더라"고 전했다.

그리고 "그중에 한 학생이 야간 자습 때 휴대전화를 쓴다고 지적을 받았다. 그래서 선생님에 대한 미운 마음에 '선생님이 친구를 성추행하고 폭언을 했다' 등의 거짓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과정에서 (남편과 사이가 안 좋았던) 체육 선생님이 그걸 듣고 '내가 다 해결해 줄 테니 가만히 있어라'라고 말한 뒤 교장선생님한테성추행으로 신고해야겠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신고 과정을 설명했다.

A씨는 "당시 장학사가 파견됐는데, 장학사가 학생에게 (세부적인 내용을 제외하고) 육하원칙에 의해서 선생님이 어떻게 손을 댔는지 쓰라"했다고 전했다. A씨는 "그 결과 남편이 직위해제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학생이 직접 작성한 탄원서. [사진 송 교사 유족]

학생이 직접 작성한 탄원서. [사진 송 교사 유족]

"이후 학생들이 B 씨는 결백하다며 사유서를 작성해 교육청 교육감 앞으로 제출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A 씨는 설명했다.

A씨는 남편이 목숨을 끊기 전날 "모욕감, 치욕감 때문에 견딜 수가 없다고 했다"며 "다른 것도 아니고 성 문제로 오명을 쓰면 당신도 성희롱범의 가족이 되는 것 아니냐"고 A씨에게 괴로움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사진 아고라]

[사진 아고라]

한편 A씨는 지난 11일 한 포털사이트에 호소문을 올려 남편 고(故) 송경진 교사가 억울함에 죽음을 택했다며 "당국이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고 환자인 저와 이제 막 대학 새내기인 딸아이의 생계와 학업마저 막막한 지금,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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