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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사관 앞에서 "전쟁 반대" "미국 반대"…광복절 대규모 '사드 반대' 집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15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사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하준호 기자

'8·15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사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하준호 기자

72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오후 5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 우비 차림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촛불'을 상징한다는 빨간 우산을 펴들었다. 선창하는 사람들이 "전쟁반대"라고 외치자 "미국반대"라는 구호가 뒤따랐다. 한국진보연대 등 200여 개 시민단체 모임 '8·15범국민평화행동 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8·15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었다.

참가자들은 오후 3시30분 시청 앞 서울광장에 먼저 집결했다. 추진위는 "촛불 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는 청산해야 할 박근혜 정권의 한미동맹 강화 정책, 일방적 대북적대정책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촉즉발의 군사적 위기 앞에서 적대적인 전쟁 연습은 중단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8·15범국민평화행동 추진위원회'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광장에서 대규모 반미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사드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장진영 기자

'8·15범국민평화행동 추진위원회'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광장에서 대규모 반미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사드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주최측 추산 1만 명(경찰 추산 6000명)이 모인 집회에서 우비 차림의 참가자들은 종일 내린 비로 질척해진 광장 바닥에 그대로 앉았다. 참가자들은 "사드배치 철회하라""전쟁연습 중단하라""한일군사협정 폐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가 끝난 뒤에는 주한 미국·일본 대사관 방향 쪽으로 행진했다.

당초 추진위는 양 대사관을 참가자들로 에워싸는 '인간띠 잇기' 행진을 할 계획이었지만 경찰과 법원이 일부 행진 구간을 제한해 대사관 뒷길 행진은 취소했다. 대신 미 대사관 앞에서 풍물놀이를 하고 호루라기·부부젤라 등을 불며 집회를 이어갔다. "한반도 긴장시킨 미국X들 물러가라""양키X 물러가라" 등 다소 격한 구호와 함께 "미제를 쓸어버리자"는 가사가 포함된 반미·반전가도 제창했다.

이날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크고작은 집회들이 잇따라 열렸다. 앞서 민주노총은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 '8·15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6·15공동선언 이행, 한미합동 군사훈련 중단, 사드배치 반대, 친일청산 등을 요구했다.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다수 포함된 민중연합당은 오후 1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미군사훈련 중단과 남·북대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석기 전 통진당 국회의원의 석방을 주장했다.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 도로에서 열린 8.15구국국민대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 도로에서 열린 8.15구국국민대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단체들의 집회도 있었다. 전국구국동지연합회와 애국단체총연합회 등 300여 개 단체들이 모인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행동'은 오후 4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사드 배치 찬성과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등을 요구하는 '8·15 구국 국민대회'를 열었다. 집회를 마친 뒤에는 덕수궁 대한문 방면으로 행진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인 대한애국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 석방' 집회를 열었다.

홍상지·하준호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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