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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계란 대란, 소비자 제과 제빵 등 식품 업계 전반으로 확산 불가피

중앙일보

입력

계란이 또 유통업계를 흔들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수급 전쟁을 치르면서 입은 타격이 채 가시기 전이라 충격이 크다.

AI 파동 지나자 이번엔 살충제 계란 #회복되자 다시 타격, 업계 '한숨' #전국 마트 등에서 계란 사라져 #장기화될 경우 제빵 업체 등 타격 #

15일 주요 대형마트와 농협하나로마트, 슈퍼마켓, 편의점은 전국 매장에서 일제히 계란을 치웠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이날 “고객 안심 차원에서 당분간 모든 점포에서 계란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문제가 된 농장에서 납품받은 계란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소비자 안전을 위해 판매를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전국 이마트에서 하루에 판매되는 계란은 약 100만 개에 달하는 대표적 상품이다.

농협하나로마트도 정부 검사 결과가 나오면 판매 재개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각 대형마트는 푸드코드에서 판매되는 김밥이나 샌드위치 등에서도 계란 사용을 중단했다. 롯데슈퍼와 홈플러스익스프레스, GS슈퍼마켓 등 주요 슈퍼마켓 체인도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편의점 업계도 계란 관련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CU는 전 점포에서 생란과 가공란 등 국내산 계란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간편식 전 제품의 신규 발주와 판매를 중단했다. CU 관계자는 “국민의 안전과 불안감을 고려해 국내산 계란을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판매와 발주를 중단했다”며 “향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판매를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GS 25, 세븐일레븐의 상황도 비슷하다. 편의점 업계는 AI 파동을 겪으며 간편식 등에서 국내산 계란이 들어가는 메뉴의 가짓수를 줄여왔다.

제빵업계는 상황을 주시하며 초조해하고 있다. 각 사별로 사용하는 달걀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는 한편 살충제 성분 검출 지역과의 거래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제빵 업계는 AI 사태 당시 계란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일부 제품 생산을 중단하는 등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다른 업계와 달리 달걀이 주재료라 대체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

하루에 계란 60t(약 100만 개)을 사용하는 한 제빵업체 관계자는 “비상 재고량을 포함해 1~2일은 버틸 수 있지만 출하 중단이 장기화되면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하루 빨리 정상화되기만을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빵업체가 빵 생산을 줄이면 자영업자인 대리점 업주들이 빵을 받지 못해 도미노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제빵 업체만큼은 아니지만 제과업체도 긴장하고 있다. 제과에선 주로 가공란이나 액상달걀을 사용하는데, 이도 AI 사태를 지나면서 가격이 약 3~4% 올랐다. 롯데제과·오리온·크라운해태 등은 4~5주가량 사용할 재고는 확보해 둔 상태라 여유는 있는 편이다. 하지만 제품에 문제가 된 지역의 계란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 경우 파장이 커질 수 있어 긴장하고 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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