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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불량·위염이겠지…' 방심이 담석증 키운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류장훈 기자]

서울에 사는 한 모씨(45)는 가끔씩 복통이 생기곤 했다. 평소에도 소화가 잘 안 됐던 한씨는 단순한 소화불량이라고 생각했다. 통증이 생길 때마다 소화제를 복용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참기 힘든 극심한 통증으로 응급실에 간 후에야 자신이 담석증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담석은 쓸개(담낭)에 생기는 돌을 말한다. 담석은 원인에 따라 크게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나뉜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비만이나 콜레스테롤 위주의 식단, 그리고 약물에 의해 콜레스테롤 분비가 증가해 발생한다. 급격한 체중 감소, 금식이나 장기간의 정맥 주사 및 임신으로 인한 담낭운동의 저하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반면, 색소성 담석은 용혈성 질환에서 색소성 담석의 주성분인 빌리루빈이 증가하거나 간경화, 담즙의 정체 및 담도 감염으로 생긴다.

과거에는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서양인에게 콜레스테롤 담석이 흔했다. 하지만 점차 식생활의 변화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에서도 콜레스테롤 담석이 증가하고 있다. 색소성 담석도 서양에 비해 현저히 환자 수가 늘고 있다.

담석은 담석이 있는 위치에 따라 담낭 담석과 담도 담석으로 구분된다. 보통 담낭의 담석은 70~80%가 무증상이다. 증상이 있는 경우 가장 특징적은 증상은 우측 위 복부 및 명치 통증이다. 소화불량, 식욕부진, 오심, 구토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래서 급체, 위염으로 생각하기 쉽다.

담도 담석의 경우에는 담낭 담석과 비슷하게 복통을 동반한다. 담석이 담도를 막아 간으로부터 담즙 배출을 못하게 돼 황달이 생기는 경우도 흔하다. 더불어 간기능 검사에서도 이상이 나타나 간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담낭 담석의 경우 증상이 없으면 치료보다 경과 관찰을 주로 하게 된다. 담석이 있는 경우 담낭 벽에 만성 염증으로 인한 변화가 생길 수 있어 1년에 한번 정도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다.

증상이 있는 담낭 담석은 치료가 필요하다. 통증의 양상에 따라 복강경하 담낭 절제술을 시행하게 된다. 이미 담낭벽의 많이 두터워졌거나 담낭의 기능이 감소된 경우, 담낭 용종이 함께 있는 경우에도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비수술적 치료로 담석을 녹이는 용해요법이 있지만, 가능한 대상이 제한적이고 재발률이 높아 적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담도 담석의 경우에는 대부분 증상이 있고 자연배출도 어려워 치료가 필요하다. 보통 내시경을 이용한 담석제거술로 치료한다. 고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효정 교수는 “담석증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 검사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복통이 있는 경우에는 담석증을 한 번 의심해 보고 전문의와 상담하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또 김 교수는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지 않고, 식사를 거르는 불규칙적인 식습관을 피하는 것이 좋다"며 "급격한 체중 변화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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