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日 극우, 조총련 건물 폭파 협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북한 만경봉호의 일본 니가타(新潟)항 입항(25일)을 이틀 앞둔 23일 밤 후쿠오카(福岡).오카야마(岡山)시의 조총련 본부와 금융기관이 '테러성' 협박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후쿠오카시에선 80여 가구가 24일 새벽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니가타항에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를 비난하면서 만경봉호의 입항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극우단체들이 몰려들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조선정벌대'소속을 자처한 남자가 23일 오후 11시쯤 아사히(朝日)신문 등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와 "후쿠오카시의 조총련 하카다(博多) 본부와 조긴(朝銀)서신용금고에 폭탄을 설치했으며, 오카야마시 조긴 본점에는 총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 괴한은 "무법 국가의 선박이 들어오는 데 대한 항의"라고 말한 후 40초 만에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경찰 조사 결과 후쿠오카의 번화가에 있는 조총련.조긴 건물 근처에서 보온병처럼 생기고 전선이 달린 직경 10cm.높이 40cm가량의 수상한 물건이 한개씩 발견됐다.

경찰은 이 물건이 폭발물일 수 있다고 보고 인근 80여가구에 피난을 권고, 24일 한밤중에 주민들이 대피했다. 또 오카야마의 조긴 본점 1층 입구 유리문에서는 총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직경 3cm 가량의 구멍이 발견됐다.

정태문(鄭泰文)조총련 후쿠오카현 본부장은 24일 "조총련에 대한 테러행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사건은 인근 주민과 조총련 간의 관계를 악화시키기 위해 주민까지 위협한 흉악한 테러사건"이라고 비난했다.

'조선정벌대'란 단체는 지난해 11월에도 도쿄(東京)의 조총련 중앙본부와 사민당 본부에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등을 비난하는 문서와 실탄 한발을 보내고, 올 1월에는 나고야(名古屋)시 조긴 건물에 총탄을 발사한 적이 있다.

지난해 9월 북한이 일본인 납치를 인정한 이후 '건국의용단' 등 정체 불명의 극우단체와 개인들이 조총련.진보단체 등에 대한 테러성 협박을 해왔으며 조총련계 학생 3백여명이 피해를 보았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