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 아스팔트 위에서 고통받는 '꽃마차' 말들

중앙일보

입력

[사진 동물권단체 '케어']

[사진 동물권단체 '케어']

8월 6일 동물권 단체 '케어' 페이스북에 꽃마차를 끄는 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고발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케어는 '꽃마차가 잔인한 이유'로 3가지를 지적했다.

1. 꽃마차 탑승 인원수 제한이 없어 쉼 없이 승객을 나르게 한다.
2. 운행 중 배설이 곤란하다는 이유로 물과 먹이를 주지 않는다.
3. 소리와 빛에 예민한 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요란한 음악과 번쩍이는 불빛을 내며 도로를 다니게 한다.

[사진 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계정]

[사진 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계정]

8월 5일 '케어'에 따르면 소속 활동가들이 폭염 경보(섭씨 35도)가 발령된 상황 속 꽃마차 운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에 소재한 한 테마파크 원마운트를 방문했다. 확인 결과 폭염주의보가 내린 당일에도 꽃마차가 운영 중이었다고 한다.

활동가들이 도착한 오후 2시경에는 폭염이 기세를 떨치던 시간이었는데, 두 대의 꽃마차가 손님을 기다리며 대기 중이었다고 한다. 꽃마차를 끄는 말들이 불볕더위에도 아스팔트 위에 그대로 서 있었다는 것이다.

임영기 케어 사무국장은 "꽃마차는 동물 학대로, 폭염에도 말들의 건강상태는 전혀 고려치 않고 오로지 돈벌이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이런 행위를 절대로 용인하기 힘들다"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원마운트 관계자는 “우리도 수차례 고양시청과 경찰서에 민원을 넣었지만, 마땅한 단속 조항이 없어 그냥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말들이 땡볕에 고생하는 것을 지켜보기 힘들다”며 “관계 기관이 빨리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우영 인턴기자 chung.w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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