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코믹콘 서울을 개최한 회사는 리드 엑시비션스 코리아. 전 세계 각 분야의 전시를 여는 리드 엑시비션스의 한국 지사다. 뉴욕 코믹콘을 비롯해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음악 박람회 미뎀 등 유명 산업 전시를 꾸려온 회사다. 3년 전 설립된 리드 엑시비션스 코리아의 손주범(44) 대표를 만나 코믹콘 서울을 만들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코믹콘 개최한 리드 엑시비션스 코리아 손주범 대표 #부스 참여 독려, 스타 배우 섭외 등 쉽지 않았지만 #팬들 위한 코믹콘 만들 수 있어 뿌듯해
- 올해 코믹콘 서울을 열게 된 계기는.
“국내에서 어떤 전시를 유치할지 고민하다 한국 대중문화의 전환점이 될 전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뉴욕 코믹콘을 성공시킨 본사의 선례도 자극이 됐다. 국내에선 마블, DC 등 할리우드 수퍼 히어로 영화가 큰 인기를 끌었고, 일본 애니메이션 등 전통적으로 사랑받는 서브 컬처가 있다. 여기에 웹툰, 독립 애니메이션 등 한국의 대중문화까지 소화하면 산업적, 대중적으로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 같았다.”
- 준비하며 가장 염두에 둔 점이라면.
-“1년 전 기획을 시작할 때부터 팬덤이 원하는 행사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코믹콘 크레에이터스’라는 그룹을 만들어 만화·게임 등 각 분야의 전문가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팬을 초청했다. 각 분야의 비율을 어떻게 둘지, 팬이 바라는 콘텐트와 이벤트가 무엇인지 등을 물어보며 구체적인 전시 구상을 짰다.”=
- 가장 어려웠던 점은.
“영화사·게임회사·출판사 등 회사마다 접촉해 부스 유치를 독려하는 게 쉽지 않았다. 코믹콘에 대해 다 알면서도 ‘우리가 참여해도 되는 곳일까’ 하는 의구심을 가진 것 같더라. 사실 한국은 코믹콘뿐 아니라 전시나 박람회 문화에 대한 인식이 외국과 다르다. 외국에선 기업이 박람회를 홍보 수단 혹은 새 바이어를 만날 기회로 여겨 꽤 적극적인데 한국은 그 정도는 아니다.”
- 참여 회사 수와 관람객 수가 예상보다 많다는 반응이 있더라.
“기획 단계의 아이디어가 잘 실현된 것 같아 다행이다. 관람객 30% 정도가 외국인이길 바랐는데, 그보다 더 왔다. 세계 여러 코믹콘을 가보면, 코믹콘이 열리는 동안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다. 코스튬 플레이어와 팬 뿐아니라 일반 대중도 함께 즐기는 시간인 것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많이 했다. 국가의 경계를 허물어 타인의 시선에 구애 받지 않고 함께 즐겼으면 했다.”
- 할리우드 스타 배우 매즈 미켈슨, 스티븐 연을 초청했다. 섭외 과정은 어땠나.
“쉽지 않더라. 일단 팬이 가장 원하는 스타를 초청하려 했다. 하지만 시간과 거리의 문제, 스타의 일정 등 여러 조건을 맞춰야 했다. 다행히 본사가 가진 인적 네트워크가 큰 도움이 됐다. 매즈 미켈슨의 첫 내한에 많은 분이 좋아해주셔서 뿌듯했다. 코믹콘 서울이 국내 스타 뿐아니라 많은 해외 스타를 만나는 축제로 성장하길 바란다.”
- 다음 코믹콘 서울의 목표라면.
“이번 전시의 큰 수확은 대중문화 여러 분야의 협업을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레스토랑과 피규어 회사가 함께한 전시장 내 식당 마블러스가 대표적이다. 창의적인 협업과 홍보가 가능한 플랫폼이 되는 것, 관람객이 축제를 이끌고 갈 수 있는 장이 되는 것. 내년엔 올해 쌓은 데이터와 노하우를 가지고 두 가지 목표에 한발 더 다가가고 싶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사진=정경애(STUDIO 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