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北 외무상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청산 없이 핵·미사일 협상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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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7일(현지시간)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핵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탁에 올려 놓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 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6일 새벽(현지시간) 마닐라 시내의 숙소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 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6일 새벽(현지시간) 마닐라 시내의 숙소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의 북한 대표단은 이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이 외무상의 ARF 연설문을 공개했다. 연설문에 따르면 이 외무상은 ARF 외무장관 회의에서 "우리가 선택한 핵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우리나라(북한)의 지리적 위치에서 미국의 군사적 침공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자면 미국의 심장부를 겨냥할 수 있는 대륙간 타격능력을 가져야 한다"며 "지난 7월 4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우리는 이 길에서 최종 관문을 넘어섰으며 미 본토 전역을 우리의 사정권 안에 넣었다는 것을 온 세상에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이 외무상은 이날 회의에서 "자력자강을 생존방식으로 하고 있는 우리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적대 행위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으며 미국이 끝내 군사적으로 덤벼든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차근차근 보여준 핵전략 무력으로 톡톡히 버릇을 가르쳐 줄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에 의해 조선반도에서 참혹한 전락을 겪어본 우리 인민에게 있어 국가방위를 위한 강위력한 핵억제력은 필수불가결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이 외무상은 한국에 대해 "미국에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을 생존방식으로 하고 있는 일본과 남조선 당국 당국에 대해서는 구태여 언급하지 않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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