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안 여당 내부서도 우려

중앙일보

입력

7일 만장일치로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안에 대해 여야가 한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여당에선 ‘대화 병행’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야 3당은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새 결의안은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해 강력한 대북제재 의지를 천명했다는 점에선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결의안의 목적이 제재를 위한 제재로 끝나선 안 된다. 강력한 제재를 바탕으로 베를린 구상에 입각한 대화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재의 목적이 한반도 평화 구축이란 전제에서  북측과 대화의 필요성을 부각한 것이다. 추 대표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ㆍASEAN)이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남북 관계 개선에 지지를 밝힌 것은 대단히 환영할 일”이라며 “우리 정부가 대화 노력을 외면할수록 북한의 고립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전날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갈라 만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대북제안에 호응하라”고 말했지만, 이 외무상은 “남측의 대북 제안에는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이수혁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서 “원유 공급 빠진 건 중국과 러시아가 원유 수출을 금지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살려주면서 압박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점을 다 고려하고 미사일, 핵 개발을 추진하는 북한 입장에선 제재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접근 방식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최고위원회 참석한 홍준표 대표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휴가를 마치고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고위원회 참석한 홍준표 대표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휴가를 마치고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에 대해 예방 타격 등 군사적 옵션을 준비한다는데 이 정부에선 베를린 선언이나 하고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개인 제재 명단에서 김정은이 빠져 있다”며 대북제재 결의안의 실효성을 우려했다. 정부에 대해선 “대북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을 찾을 수 없다”며 “북한에 대한 전방위 압박부터 실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강력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해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우리가 가져야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셈이다. 박 위원장은 “한국이 주도해 미국을 설득하는 새로운 대북 접근법의 큰 구상을 수립해주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