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무기 위협 땐 예방전쟁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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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의 허버트 맥매스터(사진) 국가안보보좌관이 5일(현지시간)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 안보수장 맥매스터 첫 언급 #선제타격론보다 한 발 더 나가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북한에 대한 ‘예방 전쟁(preventive war)’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위협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전쟁, 예방전쟁을 말하느냐”고 되물은 뒤 “물론이다. 우리는 그것을 위한 모든 옵션을 제공해야만 한다. 거기에는 군사적 옵션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예방전쟁은 북한이 보유한 무기가 언젠가 미국이나 한국을 상대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불안 요소를 미리 제거하는 차원에서 향후의 전면전을 막기 위해 치르는 전쟁 개념이다. 이는 북한이 치명적 무기를 미국이나 한국을 겨냥해 사용하는 것이 임박했다는 정황이 있을 경우 시행하는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보다 적극적인 개입이다.

백악관의 국가안보 수장인 맥매스터가 ‘군사 옵션’ 가능성을 언급한 건 그동안 여러 차례 있지만 직접 ‘전쟁(war)’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맥매스터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참을 수 없다고 말해왔다”며 “대통령의 시각에선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맥매스터 보좌관은 “북한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한국 국민에게 엄청난 고통을 낳는 값비싼 전쟁을 초래할 것”이라며 “군사 옵션 사용 여부는 ‘법적 정당성’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며 그 위험성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위험성이 당신의 국민과 중요한 관심사를 방어하기 위한 행위를 정당화하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사정권과 관련, “미국 어디까지 도달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겠다”며 “그러나 샌프란시스코·피츠버그·워싱턴DC 등 어디에 떨어지든 간에 얼마나 큰 문제냐. 그것은 중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한편 4일 자신이 소유한 뉴저지주 리조트로 17일간의 여름휴가를 떠난 트럼프는 백악관을 통해 낸 성명에서 “맥매스터 장군과 나는 함께 매우 일을 잘하고 있다. 그는 좋은 사람이며 친 이스라엘이다”며 “그가 우리나라를 위해 계속 봉사하는 것에 감사한다”며 신임을 표명했다.

휴가 첫날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맥매스터에 대한 신뢰를 강조한 것은 미 언론들이 “맥매스터가 백악관 내에서 소외되고 있으며 조만간 경질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것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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