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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봉준호의 신비한 취향사전 51문51답[1부]

중앙일보

입력

[매거진M] 봉준호 감독의 취향을 해부하고자, 아무도 묻지 않았지만,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을 던졌다.

1. 1년 365일 중 한국에 며칠 있나?

지난 7년간 ‘설국열차’‘옥자’를 하면서 엉겁결에 1년에 반 이상을 외국에서 보냈다. 차기작 ‘기생충’은 한국에서 찍으니 이젠 한국에 있을 것 같다.

봉준호 감독이 '옥자'를 촬영하는 모습.

봉준호 감독이 '옥자'를 촬영하는 모습.

2. 비행기 마일리지는?

100만 마일이 넘어갔다.

3. 장시간 비행할 때 기내에서 주로 무엇을 하나?

아이패드와 지낸다. 아이패드에 저장한 영화도 보고,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듣는다. 아이패드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 콘티부터 모든 업무를 다 이걸로 한다. 이제는 몸의 일부처럼 되었는데 아내가 ‘그만 만지라’고 할 정도로 붙들고 있다.

4. 아이패드 모델은?

아이패드 에어 프로.

5. 최근 새로 산 블루레이는?

가장 최근에 아마존에서 주문한 건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다이쇼 로망 3부작 박스 세트 한정판(사진). 집에 도착한 건 ‘더 앤더슨 테입’(1971, 시드니 루멧 감독, 한국 개봉명은 ‘도청 작전’). 숀 코너리가 나오는 케이퍼 무비다.

6. 1년에 블루레이를 몇 편 사는가?

셀 수 없다. 스트레스를 푸는 유일한 취미다.

7. 지금까지 샀던 블루레이 중 서플먼트가 최고였던 영화는?

크라이테리온 컬렉션은 다 훌륭하다. ‘화니와 알렉산더’(1982, 잉마르 베리히만 감독). 박스 세트 자체가 정말 아름답다. 서플먼트도 좋은 게 많고.

8. 자타공인 만화광이다. 최근 꽂힌 만화책은?

일본 만화가 마츠모토 타이요를 좋아하는데, 최근에 꽂힌 건 『써니』. 미국에서 출간된 영어 번역본으로 봤다. 고아원 얘기다(한국에선 지난해에 애니북스에서 출간됐다).

9. 웹툰은 안 보나?

안 본다.스크롤해서 보는 게 싫어서. 웹툰도 기다렸다가 책으로 나오면 본다.

10. 음악은 어떻게 듣나?

아이패드, 아이폰, CD 안 가리고 듣는다.

11. 요즘 자주 듣는 곡은?

도노반의 음악을 많이 듣고 있다. ‘조디악’(2007,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처음과 끝에 ‘징징징’하면서 포크송이 나오는데 도노반의 곡이다.

12. 시나리오 쓸 때 듣는 음악은?

액큐라디오(AccuRadio) 닷컴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애플리케이션도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 보면 장르별로 채널이 수백 개가 있다. 장르도 80년대 시카고풍 재즈, 70년대 포크음악처럼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어서 그날 기분에 따라 선택해서 듣는다.

13. 시나리오는 카페에서 쓴다고 들었다. 어느 동네를 주로 가나?

집 근처. 이수교차로 주변 카페. 시나리오 한 편 쓸 때마다 2~3군데 정도 카페를 순환한다. 두 시간 정도 쓰다가 눈치 보일 때쯤 커피 한 잔을 더 시켜 먹고 이동한다. 그런데 내가 시나리오를 쓰고 있으면 카페 주인께선 조금 불길하게 받아들이셔야 할 것 같다. 영화 개봉하고 나면 그 카페들이 대부분 문을 닫더라(웃음). 아무래도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찾아다녀서 그런 것 같다.

14. 시나리오 쓸 때 징크스가 있나?

백업. 그날 그날 쓴 분량을 내 이메일로 보낸다. 자기 메일 계정이 2~3개 있지 않나. 발신 내 이름, 수신 내 이름, 제목에 ‘미자 유리창 깸’이라고 써서 보내는 거다. 쓴 것이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원시적인 불안감도 있고. 시나리오가 완성될 쯤에 메일함을 보면 제목이 주루룩 나오는데 보고 있으면 한심하기도 하고(웃음).

15. 시나리오 완성하면 제일 먼저 보여 주는 사람은?

'플란다스의 개' 스틸

'플란다스의 개' 스틸

아내. 되게 잔인한 리뷰어다. ‘플란다스의 개’를 보여 줬을 때 했던 말이 생각난다. “이걸 제작한대?”(웃음)

장성란·김효은 기자 hairp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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