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3300만 건 빼낸 해커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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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투자선물회사 등 20여 개 기업에서 3300만 건의 개인정보를 해킹한 20대 해커가 구속됐다.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10일 투자선물 전문업체인 국내 E사의 개인정보 30만 건을 해킹한 뒤 이를 유통하려 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송모(28)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투자선물회사 포함 20여 곳 해킹 #인터넷에 ‘판매 광고’ 냈다가 덜미

송씨는 지난해 10월 E선물투자 서버에 저장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휴대전화번호·e메일 주소 등 30만 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는 지난달 초 해킹을 통해 입수한 개인정보를 판매하기 위해 인터넷 광고를 냈다. 경찰은 “다량의 정보가 필요하다”며 구매자인 것처럼 송씨에게 접근했다. 경찰은 “정보를 직접 보고 싶다”고 했고, 송씨는 중국에서 지난 10일 국내에 입국했다가 붙잡혔다. 검거 당시 송씨의 노트북과 외장 하드에는 E사의 30만 건 외에 19개 업체 3270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들어 있었다. 해킹으로 개인정보를 빼돌린 업체 중에는 국내 1위 학술논문 사이트 D사도 포함됐다. 송씨는 경찰 조사에서 “중국에서 중국인과 조선족 3명을 고용해 E사의 개인정보를 빼돌린 것은 맞다”면서도 “나머지 19곳 3270만 건은 중국 해킹업체로부터 구매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E사는 29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2013년 9월 4일부터 2016년 10월 19일 사이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 민원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제출된 신청인 등의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휴대전화번호·e메일 주소가 해킹당했다”며 “개인정보 악용으로 의심되는 보이스피싱 등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천=임명수·김민욱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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