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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요정' 최다빈, 평창올림픽 1차 선발전 1위

중앙일보

입력

스케이팅을 마치고 은반 위에 멈춰 선 최다빈(17·수리고)의 눈에 '눈물'이 비쳤다. 최근 어머니를 하늘로 떠나보낸 그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우승했다.

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챌린지에서 여자 싱글 1위를 차지한 최다빈. 장진영 기자

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챌린지에서 여자 싱글 1위를 차지한 최다빈. 장진영 기자

최다빈은 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챌린지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18.75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63.04점) 1위였던 최다빈은 합계에서도 181.79점으로 정상에 섰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겸하고 있다. 2·3차 선발전까지 치른 뒤 총점 상위 2명이 올림픽에 출전한다.

모친상-부츠 문제 2중고 겪고도 선발전 1위

최다빈은 올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땄다. 3월 세계선수권에서도 10위에 올라 올림픽 출전권 두 장을 손에 넣었다. 단숨에 '피겨 여왕' 김연아(27·은퇴)의 후계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100%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선발전을 앞두고 큰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암 투병 중이던 어머니 김정숙 씨가 지난달 세상을 떠났다. 대회장을 따라다니며 딸의 뒷바라지를 했던 어머니였다. 또 선발전을 앞두고 낡은 부츠를 새것으로 교체했는데 발에 맞지 않아 고생했다. 제대로 훈련한 기간이 불과 2주였다.

최다빈은 29일 열린 쇼트 프로그램에선 재즈가수 니나 시몬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만든 곡 '파파 캔 유 히어 미(Papa can you hear me)’에 맞춰 연기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 눈시울을 붉혔다. 1위를 차지했지만 그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최다빈은 프리 경기 이후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출전을 준비하면서 경기 내용이나 결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쇼트프로그램이 끝나고도, 프리스케이팅이 끝나고도 이번 대회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힘들었던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최다빈은 "힘든 일이 있었고 빨리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조금씩 이겨내려고 노력하겠다. 2, 3차 선발전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챌린지에서 여자 싱글 2위에 오른 김하늘. 장진영 기자

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챌린지에서 여자 싱글 2위에 오른 김하늘. 장진영 기자

2위는 김하늘(15·평촌중)이 차지했다. 쇼트 3위(56.36점)였던 김하늘은 클린 연기를 펼쳐 112.39점을 획득, 합계 169.15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세계주니어선수권 9위에 올랐던 김하늘은 힘있는 점프와 당찬 연기로 큰 박수를 받았다. 총점 162.44점을 따낸 안소현(16·신목고)은 3위에 올랐다. 쇼트 2위였던 박소연(20·단국대)은 지난 시즌 부상 후유증 탓에 3차례나 점프를 하다 넘어져 6위(149.15점)에 그쳤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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