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비 레스토랑 체인의 뉴욕점 CEO 재인 탠켈에게 최저임금은 악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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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을 50% 인상한 이후 지난해 1000여명의 종업원을 해고해야 했습니다. 전체 직원의 3분의 2에 달합니다. 1920년대 대공황 때 보인 참혹한 결과와 같습니다.”

뉴욕주에서 애플비 체인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제인 탱켈.

뉴욕주에서 애플비 체인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제인 탱켈.

미국 유명 레스토랑 체인 애플비의 뉴욕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재인 탠켈(사진)은 최근 뉴욕 지역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모든 게 민주당이 추진해온 최저임금 인상 탓이라고 했다. 그중에서도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기업과 직원에게 큰 혼란을 안겼을 뿐 아니라 뉴욕을 방문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뉴욕의 식사경험에 대해 악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뉴욕주에서 40개의 애플비 체인을 경영하고 있는 탠켈은 “서빙 종업원 한 명이 3∼4 테이블을 맡았는데, 이제는 10 테이블을 책임져야 한다”면서 “당연히 서비스 품질은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그나마 있던 서빙 종업원들도 고객이 편안하다고 느끼는지 수시로 확인하는 컨시어지 직원으로 곧 교체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식당은 생존을 위해 사업을 크게 변경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뉴욕주 연감에 따르면 2010∼2015년 주 정부는 연간 경제성장률 4%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지난해 1000여 개의 레스토랑이 문을 닫았다. 요리사와 서빙직원, 주방직원의 일자리가 1.4%로 증가한 게 뉴욕주 전체의 4%대 성장과 대비된다.

 실제 2015년까지 애플비와 같은 풀서비스 레스토랑 업계의 일자리 수는 6.5% 증가율을 보이다가 지난해 1.3%로 줄었고, 올해 들어서는 1.2%로 추락했다. 뉴욕주에서 2015년 레스토랑 서빙 종업원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5달러에서 7.5달러로 50% 증가한 것과 상반된다. 11명 이상이 근무하는 대형 레스토랑에서는 내년말까지 10달러로 오른다. 뉴욕주의 풀서비스 레스토랑 서빙 종업원은 주수입원이 손님이 15% 안팎으로 지불하는 팁이기 때문에 최저임금 기준치가 여타 생산직과 차이를 보인다.

월가점령 시위 이후 최저임금 인상요구가 처음 시작된 패스트푸드 종업원의 시급은 8.75달러에서 10.5달러로 인상됐고 급기야 지난해말 12달러까지 올랐다.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의 일자리 수는 2010년까지 7%대 증가율을 보이다가 지난해 절반도 안되는 3.4%로 추락했다. 올해 들어서는 2%대를 보이고 있다.
탠켈은 “당신이 직업이 없다면 시간당 100달러의 임금이 무슨 도움이 되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합리적 진보주의자들이 과도한 최저임금 상승을 주장한 결과 많은 사람이 도움을 받기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상승은 기술발전의 가장 친근한 친구라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이 올라갈수록 고용주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첨단 정보기술(IT)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다면서, 그 결과 전체직원의 3분의2를 해고했다는 것이다.
맨해튼에서 5개의 버거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앤드루 슈나이퍼 또한 “이순간 가장 불행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뉴욕 레스토랑은 지난해에 비해 훨씬 적은 이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 원인이 높은 렌트비와 공급과잉의 문제일 수 있으나 지금은 최저임금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슈나이퍼의 레스토랑은 1년 전에 비해 직원수가 10% 감소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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