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한여름에 겨울 신상 다운재킷 경쟁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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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스포츠의 튜브 롱 다운재킷. [사진 코오롱스포츠]

코오롱스포츠의 튜브 롱 다운재킷. [사진 코오롱스포츠]

한여름에 다운재킷 판매 경쟁이 뜨겁다. 코오롱스포츠·밀레·네파 등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는 겨울 주력 아이템인 다운재킷을 지난 6월부터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코오롱, 밀레, 네파 6월부터 '역시즌 선판매' #50~80% 판매, 무더위에도 판매 호조 #올해 80만장 풀릴 듯…공급과잉 우려도

판매 경쟁이 붙은 제품이 롱다운 재킷인 점도 눈길을 끈다. 롱다운은 운동선수들이 한겨울에 즐겨 입는 스타일로 무릎까지 내려오는 치렁치렁한 다운재킷이다. 무더위와 장마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서도 목표치의 80%가량이 판매됐다.

현재 성적은 코오롱스포츠가 가장 좋다. 코오롱스포츠 문인영 과장은 “지난 6월 27일 내놓은 튜브 롱 다운재킷이 5000장 정도 팔렸다”며 “애초 목표치의 약 80%”라고 밝혔다. ‘튜브 롱’은 약 20% 할인한 26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밀레의 롱다운 재킷 벤치파카. [사진 밀레]

밀레의 롱다운 재킷 벤치파카. [사진 밀레]

밀레는 6월 1일부터 ‘벤치파카’ 4종을 대리점과 백화점에 각각 2종씩 선보였다. 총 2만장 물량 가운데 현재 50% 정도 팔렸다. 밀레 정재화 전무는 “4종 중 ‘세페우스’ 블랙은 70% 이상 판매되며 목표치를 뛰어넘었다”며 “지난해 완판 행진을 벌인 벤치파카의 인기가 올해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파가 선보인 벤치다운 재킷. [사진 네파]

네파가 선보인 벤치다운 재킷. [사진 네파]

네파는 지난 7~17일까지 11일 동안 ‘벤치다운’ 550장이 팔렸다고 18일 밝혔다. 네파는 수도권·광역시 백화점 30여 곳을 제한한 벤치다운을 30% 할인된 21만1000원에 내놓았다. 단기간 한정된 매장에 출시한 것 치고는 높은 판매량이다. 이선효 대표는 “예상했던 것보다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올겨울 롱다운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겨울 다운 제품을 여름부터 판매하는 ‘역시즌 판매’는 다운재킷이 공급과잉을 빚은 5~6년부터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러나 당시는 지난 시즌에 팔다 남은 재고를 ‘떨이’하는 수준이었다. 최근엔 겨울 신상품을 아예 서너 달 먼저 내놓는 ‘선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일찌감치 선보임으로써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있다”며“여름에 시작해 겨울까지 판매 동력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롱다운은 아웃도어 브랜드가 ‘캐나다 구스’ 스타일에 맞서 내놓은 대체 상품이었다. 할인된 가격 기준 20~30만원대로 저렴하지만 보온성은 고가 제품에 뒤지 않는다. 평균 기온은 높아졌지만, 기습적인 강추위가 잦은 것도 롱다운이 인기를 끈 이유였다. 특히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운 네파의 ‘알라스카’는 완판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여름 시즌 선판매는 지난 겨울의 판매 실적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다.

공급과잉 우려도 있다. 롱다운은 아웃도어는 물론 스포츠·캐주얼 브랜드 등이 앞다퉈 내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롱다운 물량은 80만장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자칫 하다간 수년전 ‘경량 다운재킷’ 공급 과잉 현상을 다시 맞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롱다운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올해도 완편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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