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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난민 문제 고육지책… 리비아에 고무보트 수출 제한

중앙일보

입력

유럽연합(EU)이 고무보트와 모터의 리비아 수출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이탈리아가 난민 해법을 요구하며 EU를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이탈리아는 지중해를 건너는 유럽행 난민들의 최대 관문이다.

이탈리아 달래고 난민 사업 막는 조치 # 고무보트에 가득 태워 무모한 항해 # 올해 5월까지 익사한 난민만 1530명

18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EU 28개국 외무장관들은 17일 성명을 통해 “난민 업자들이 사용할 것이라고 의심할 근거가 충분할 때 고무보트와 모터의 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난민을 가득 태운 고무보트. 지난 2월 촬영된 사진이다. [AP=연합뉴스]

난민을 가득 태운 고무보트. 지난 2월 촬영된 사진이다. [AP=연합뉴스]

EU가 이같은 조치를 취한 건 난민의 수가 급증하는 이유를 이른바 ‘난민 비지니스’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 내전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정세 불안으로 유럽행을 원하는 이들이 늘면서 밀입국 사업은 새로운 범죄 산업으로 급성장했다.
문제는 업자들이 난민의 절박함을 이용해 무모한 항해를 강행케 한다는 데 있다. 배가 바다에 띄워지기만 하면 비정부기구(NGO)가 구조해 줄 것이라며 난민을 회유해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하게 보트에 태워 보낸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탈출에 나섰다 적정 인원 초과 등으로 인해 익사한 난민이 올 들어 5월까지 1530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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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또 리비아가 효율적으로 국경을 통제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수단·차드·니제르와 맞닿은 리비아 남부 국경을 통해 유럽행을 원하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인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EU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훈련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이탈리아는 EU에 난민 대책을 수차례 촉구했다. 그러나 EU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항구 폐쇄, 난민 비자발급 등 초강수를 예고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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