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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대 지도자’에서 추락한 쑨정차이는 누구

중앙일보

입력

쑨정차이

쑨정차이

 쑨정차이(孫政才·54)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는 6세대 지도자 그룹의 선두주자로 불렸다. 5년 전 49세 최연소로 정치국 위원에 진입해 19대 상무위원, 20대 국무원 총리를 꿈꿔온 것으로 알려진다.
산둥(山東)성 룽청(榮成) 출신인 쑨정차이는 건장한 호걸 스타일의 정치인이다. 관운도 좋았다. 2006년 최연소 성(省) 농업부장(43세), 2009년 최연소 당 서기(46세)에 올맀다.
쑨은 농업으로 성장한 정치가다. 1984년 중국농업대학 농학과를 졸업한 뒤 베이징 농림과학원으로 상경했다. 옥수수 전문가 천궈핑(陳國平) 교수가 작물 경작법을 사사했다.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 농림과학원 부서기를 역임했다. 1997년 베이징 순이(順義) 현 부현장으로 발탁된 뒤 5년 만에 베이징시 비서장으로 파격 승진하면서 중국 정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당시 베이징 당서기를 역임한 자칭린(賈慶林) 전 상무위원의 직계라는 소문이 돌았다. 쑨은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의 부인을 공략해 후견인을 바꿨다. 농업부장과 지린성 당서기 등을 지내며 경력을 관리하는 데도 원 전 총리의 영향력이 작용했다.
‘철저한 현실주의자’인 쑨은 평범한 농가 출신으로 집안 배경이 전혀 없다. 베이징 순이현에 재직하는 동안 택지를 저가로 고위층에 제공해 환심을 샀다는 소문이 돌았다. 정치적 배경과 자원, 경력이 너무 단순해 언론이 만들어낸 ‘상상 속의 후계자’란 악평도 끊이지 않았다.
쑨의 낙마는 지난 6월 허팅(何挺) 충칭시 공안국장 해임에서 시작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허팅 국장와 쑨 전 서기가 값비싼 고급 손목시계를 찼다가 기율위에 적발됐다는 설명이다. 올 초 중앙순시조의 검열에서도 보시라이(薄熙來) 전 서기와 왕리쥔(王立軍) 전 공안국장의 악습을 철저히 없애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민성(民生)은행 마오샤오펑(毛曉峰) 행장이 낙마하면서 폭로된 고위직 부인 클럽 사건에 부인 후잉(胡穎·51)이 연루돼 조사받고 있다는 설도 나온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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