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한 종근당 회장 "모두 제 불찰, 위로할 수 있는 방법 찾겠다"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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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저의 불찰입니다. 깊은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이장한(65) 종근당 회장 겸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운전기사에 대한 폭언 사실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운전기사 욕설 파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사진 종근당]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운전기사 욕설 파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사진 종근당]

그러나 A4 한 장짜리 사과문만 읽고 5분 만에 장내를 빠져나가면서 "질문을 받으라"며 항의하는 기자들과 종근당 직원들 간 몸싸움으로 장내는 한때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14일 서울 충정로 종근당 빌딩 대강당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저의 행동으로 상처를 받은 분께 용서를 구한다"며 "위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스로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한 단계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본인 거취 여부나 피해자에 대한 정신적 피해 보상 여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현재 녹취 파일을 공개한 피해 운전기사들을 직접 만나지는 못한 상태다. 배대길 종근당 홍보팀 상무는 "아직 운전기사분들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계속해서 연락을 취해 피해 보상 방안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욕설 파문은 전일(13일) 이 회장 차량을 운전하던 장모(46)씨가 녹음한 파일을 언론에 공개되면서 확산됐다. 녹음 파일에서 이 회장은 운전 중인 장씨에게 "이XX가 대들고 있어 이게. 주둥아리 닥쳐. XXX야 내가 71년도 면허(취득자)야. 너 알아주는 데로 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기사가 공개한 녹음 파일에서도 그는 "너는 생긴 것부터가 뚱해가지고 자식아. 애비가 뭐하느 놈인데" 등의 폭언을 했다. 잇따른 이 회장의 폭언으로 1년 새 운전기사 5명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창업주 고 이종근 종근당 회장의 장남으로 2013년부터 회장직(미등기이사)을 맡고 있다. 종근당에서는 26년째 재직 중이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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